상가 공실률, 코로나 충격에 역대 최고…"올해 더 높아질 것"
상가 공실률, 코로나 충격에 역대 최고…"올해 더 높아질 것"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1.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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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심리 위축에 국내 자영업자 수 작년 5월 이후 감소세
전문가 "감염병 유행 사태 종결 시까지 불황 지속" 전망
텅빈 서울시 중구 명동 상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작년 12월 말 텅빈 서울시 중구 명동 상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작년 3분기 전국 중대형·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경영심리가 위축되면서 관련 종사자 수도 작년 5월 이후 꾸준히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전국 중대형(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 초과) 상가 공실률은 전분기 대비 0.3%p 늘어난 12.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소규모 상가(2층 이하·연면적 330㎡ 이하) 공실률도 전분기보다 0.5%p 증가한 6.5%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작년 3분기 서울 중대형·소규모 상가 공실률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소규모 상가 공실률의 경우 지난 2분기 대비 1.5%p 급등한 5.7%로 나타났다. 서울 내 주요 상업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대형 상가 기준으로 △영등포 14.1% △대학로 13.0% △용산 12.3% △신촌 12.0% △동대문 11.8% △강남 11.4% △잠실 10.1% 등이 10%가 넘는 공실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고 있다며, 상가 공실률 상승 원인을 설명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상가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공실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며 "코로나 여파로 상권 자체가 안 좋아지다 보니까 중대형이나 소형 상가를 가리지 않고 상황이 안 좋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여경희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코로나로 인해 폐업이 늘면서 공실률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코로나 여파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도 상가 공실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작년 12월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 상가 매물 등록 부동산중개업소 대표 206명을 대상으로 한 상가 시장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1.9%는 올해 1분기 상가 공실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33%였다. 특히, 서울에 대해서는 60.8%가 공실 증가를 전망했다.

코로나19 여파 장기화에 국내 자영업자수도 작년 5월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552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558만2000명 대비 5만9000명 줄었다. 작년 12월 수도권에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기 이전 수치로, 한 달 넘게 진행 중인 2.5단계 거리두기로 인한 여파로 감소세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자영업자들의 경영 심리 역시 위축된 상태다. 작년 9월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코로나19 재확산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폐업을 고려하거나 폐업할 것 같다는 응답이 72.8%를 차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 한계점에 직면한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면서 공실률이 당분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은 코로나19 종식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경희 책임연구원은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경영 한계점에 직면하면서 그에 따른 후행적 요소로 공실률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태환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도 "거리두기 단계 조정에 따라 여건이 다소 달라질 수 있겠지만, 예년에 비해 안 좋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어 (상가 공실률에도) 그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조현택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반등 여력은 없다고 보인다"고 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