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페더러, 혈투 끝에 6번째 우승
'황제' 페더러, 혈투 끝에 6번째 우승
  • 문경림기자
  • 승인 2009.07.0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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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테니스, 美 앤디 로딕 3-2로 꺾어

'황제' 로저 페더러(28·스위스)가 4시간이 넘게 걸린 치열한 접전 끝에 6번째 윔블던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2위 페더러는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랭킹 6위 앤디 로딕(27·미국)을 3-2(5-7 7-6<3> 7-6<5> 3-6 16-1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페더러는 지난 2003년부터 2007년, 그리고 올해까지 윔블던 6번째 우승이자 개인통산 15번째 그랜드슬램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페더러는 이날 승리로 피트 샘프라스(미국)가 보유하고 있던 최다 그랜드슬램 우승 기록(14회)을 넘어서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했다.

아울러 우승상금 85만 파운드(약 17억6000만 원)를 벌어들인 페더러는 지난해 8월19일 '영원한 맞수' 라파엘 나달(23·스페인)에게 내줬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게 됐다.

반면, 지난 2004년과 2005년 대회를 모두 페더러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로딕은 이날도 페더러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3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상대전적에서 2승18패로 열세에 놓여 있던 로딕은 완패를 당했던 과거 두 차례의 결승전과는 달리 무한한 성장을 선보이며 페더러를 거칠게 압박했다.

그러나 막판 집중력과 경기 운영 능력 면에서는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페더러가 앞섰다.

페더러는 적재적소에 터져나오는 서브에이스를 무려 50개나 뽑아내며 로딕의 반격을 따돌렸다.

기선 제압은 로딕의 몫이었다.

막강한 서브를 앞세워 노련한 페더러에 맞선 로딕은 1세트를 7-5로 따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2세트 들어서도 로딕의 기세는 지속된 반면, 페더러는 로딕의 서브를 막아낼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잦은 범실에 시달리는 등 힘겨운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페더러의 노련함은 역시 위기 때 빛을 발했다.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진 2세트, 타이브레이크 포인트 2-6으로 뒤처지며 궁지에 몰린 페더러는 스코어를 8-6으로 뒤집는 저력을 뽐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분위기를 탄 페더러는 또 한 번의 타이브레이크 끝에 간신히 3세트를 7-6<5>으로 챙겨와 전세를 완전히 뒤집었다.

그러나 로딕은 끝까지 페더러를 괴롭혔다.

4세트를 6-3으로 따낸 로딕은 경기를 풀세트로 몰고갔고, 5세트 게임스코어 14-14까지 맞서며 강인한 집념을 과시했다.

페더러 역시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마지막 세트에만 서브에이스 22개를 쏟아내며 자신의 서브게임을 꾸준히 지켜낸 페더러는 로딕의 15번째 서브게임을 간신히 브레이크 해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