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달러 넘은 국제유가, 상반기 '추가 상승 제한' 전망
50달러 넘은 국제유가, 상반기 '추가 상승 제한' 전망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1.1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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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감산 요인은 현재가에 반영…수요 반등 제약·공급 리스크 여전
2018년10월~2021년 1월11일 WTI 선물. (자료=tradingview)
2018년10월~2021년 1월11일 WTI 선물. (자료=tradingview)

국제유가가 50달러선을 회복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까지 상단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민주당의 블루웨이브 현실화와 경기 회복에 따른 보복 소비 기대감 등은 유효하지만, 사우디 감산 이행 소식은 현재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다만, 본격적인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하반기 이후에는 50달러 중반 이상의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01달러(0.01%) 오른 52.25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 브렌트유 3월물은 0.11달러(0.20%) 상승한 55.7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두 지표는 작년 2월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WTI는 작년 말 배럴당 48.52달러에서 지난 8일 52.24달러로 한 주간 7.7% 상승하며 작년 9월 이후 가장 강한 주간 상승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도 51.80달러에서 8일 종가 55.99달러로 8.1% 오르면서 코로나19 확산 초기 이전인 작년 2월 이후 처음 배럴당 55달러를 돌파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국제 유가는 미국 달러화 강세와 증시 하락 영향으로 하방 압력을 받았지만 보합세로 마감했다. 다만,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 이행 소식이 시장 심리와 펀더멘털 개선을 끌어냈다는 견해를 전했다. 

연초부터 원유가 강세를 보이면서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올해 여름 배럴당 65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 공급 불안 여전해 상단 제한 가능성 전망 

지난주 유가는 상승 재료에 분명하게 반응했다. 앞서 OPEC+(OPEC 및 비 OPEC 산유국)는 1월 정례회의에서 이달 일평균 감산 규모를 하루 720만배럴로 이행하지만, 내달부터는 카자흐스탄의 소폭 증산을 허용하면서 하루 712만5000배럴, 3월부터는 하루 705만배럴로 점진적으로 축소(증산)한다는 수정 계획을 밝혔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보다 큰 하루 100만배럴을 내달과 3월 각각 감산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공급 우려가 해소됐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는 현재 진행 중이라 수요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현재 유가는 산유국들의 생산량에 따라 가격 흐름이 좌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상반기까지 수요 회복이 제한적인 가운데 유가 상승을 좌우할 향후 공급 변동성 리스크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WTI 가격이 50달러를 상회하면 러시아와 미국 에너지 기업 등의 증산 유인이 되면서 단기 조정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분석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에너지 기업도 현 수준에서 유가가 조금 더 오르면 생산을 늘릴 개연성이 높아진다"며 "경기가 반등하면서 수요 증가는 상승 압력을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산유국들의 생산여력과 유가 상황을 감안할 시 상단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는 재정균형 효과가 80달러 수준이라 계속 감산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지만 러시아는 재정균형 효과가 45달러 수준이어서 전월에 이어 이달에도 계속 증산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가가 50달러선에 있으면 산유국들의 공조체재 균열 등 불확실성은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미·이란 갈등 구도에서 바이든 정부 이후 외교정책 변화가 향후 유가 하방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8년 이란 핵 합의(JCPOA) 탈퇴를 선언하고 석유 거래를 포함한 이란의 경제 활동을 제재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 제재를 회피하며 중국 등으로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WSJ가 작년 12월 인용한 위성조사에 따르면 이란의 석유 수출은 하루 120만 배럴로 작년 2월 일평균 48만1000달러 수준에서 2배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기저 효과로 전년 대비 큰 폭의 유가 반등이 예상되는 오는 2분기 가격 안정을 위해 이란괴 외교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이란 제재를 풀어 산유량이 늘게 되면 과잉 공급 이슈가 부각되면서 유가를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가를 가정할 시 오는 4~5월 유가 연간 변동률은 기저 효과로 전년 대비 150~200% 높은 수준으로 형성될 전망"이라며 "이 경우 바이든 정부가 이란과의 외교 카드로 유가 안정을 추구하게 된다면 상반기 중 유가는 흔들릴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 블루웨이브 기대는 유효…하반기 50달러 중반↑  

다만, 미국의 블루웨이브 현실화가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산유량을 제약해 유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이든의 친환경 공약은 낙후시설 재건과 친환경 인프라에 대한 2조달러 투자, 공공기관 차량 300만대 교체, 태양열 패널 5억개 및 풍력 터빈 6만개 설치, 연방정부 차원의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와 벌금 부과 등이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블루웨이브 달성은 마찰적 비용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 한계기업들의 퇴출 등의 현상이 연쇄적으로 나타나게끔 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원유 생산을 제약해 유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백신 보급으로 수요 정상화가 기대되는 하반기부터는 유가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백신 접종 진행률에 진척을 보일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면 작년 상반기부터 억눌려있었던 경제 활동이 일시에 일어나면서 소위 '보복 소비'(재난 상황으로 움츠렸던 소비가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현상)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도 재정부양 확대 기대감은 있어 WTI 가격은 변동성 우려에도 40달러선 정도는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하반기 이후에는 코로나19 우려 완화와 수요 정상화로 50달러 중반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wift20@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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