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같은 K-콘텐츠 지원?… 영화계 "코로나19에 도산 위기"
'기생충' 같은 K-콘텐츠 지원?… 영화계 "코로나19에 도산 위기"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1.11 12: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 대통령 "K-콘텐츠, 세계인 매료… 끼 발휘하도록 지원"
영화관 매출액 지난해 3분의 1 토막… 2004년 이후 최악
감염 우려 심리 '곳곳 폐업'… 임대료 못 내는데 지원 전무
(자료=영화진흥위원회)
(자료=영화진흥위원회)

"영화 기생충 같은 K-콘텐츠(정보물)가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행복을 주고 있다. 정부는 문화·예술인이 마음껏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문재인 대통령, 2021년 1월 11일 신년사)

문 대통령의 이같은 공언이 무색하게 영화 산업이 도산 위기에 처했다. 벼랑 끝에 몰린 영화관은 임시 휴업에 이어 문 닫는 곳까지 속출하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소외 받는 모양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분석 결과, 지난해 영화관 매출액은 3504억1219만원이다. 지난 2004년 이후 최악으로, 2019년 매출액이 9707억9340만원이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누적 관객 수 역시 전년 1억1521만1862명 대비 3분의 1 수준인 4046만2373명에 그쳤다.

특히 매해 12월은 대목으로 꼽히지만, 지난해엔 전년 대비 94%의 관객을 잃었다. 한국 영화 산업 매출의 80%가 영화관에서 나오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유지와 저녁 9시 이후 상영금지 조치, 감염병 우려 심리 때문에 발길이 끊겼고 고사 위기를 맞은 실정이다. 영화관이 움직여야 영화 산업계에 포함하는 배급사·제작사도 유지가 되지만, 필요충분 조건이 타격을 받으면서 수많은 종사자의 밥줄이 끊길 위기에 처한 것이다.

위탁운영하고 있는 개인 사업자는 물론 직영점을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본사도 한계점에 달한 실정이다. CGV의 경우 지난해에 이미 10개 지점이 문을 닫았고, 4개 지점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메가박스도 휴업을 하거나 영업을 종료하는 곳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매출 감소에 더해 임차료와 관리비 등 고정비가 증가한 게 폐업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역대 한국 영화 매출액 1위와 황금종려상 수상작 흥행 1위를 달성한 영화 기생충 제작·출연진과 식사하면서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웠지만, 이에 상응하는 정부 지원책은 부재한 상황이다.

절박한 상황이 이어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로 무너져가는 영화산업을 지켜달라'는 글까지 나왔다. 청원인은 정부와 영화진흥위를 향해 "이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대한민국의 영화 산업은 곧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각심을 부각했다.

한국영화관협회 역시 산업 고사 위기를 막기 위해 △영화관 입점 건물주의 '착한 임대인 운동 동참' △동참 건물주에 대한 세금 혜택 등 정부의 지원 △임대료 부담 절감과 고용 유지 등을 위한 특단의 지원책 마련 및 각종 세금 감면 등 조치를 호소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한 영화 관련 법안은 총 30건으로, 이 가운데 코로나19로부터의 지원을 골자로 한 법안은 약 5건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박정·유정주 의원과 국민의힘 정진석·배현진 의원 등이 법안을 내놨다. 하지만 일부는 대안반영으로 폐기되거나 여전히 법안심사소위원회 등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