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출마 거의 마음 굳혀… 안철수, 입당하는 게 맞아"
나경원 "출마 거의 마음 굳혀… 안철수, 입당하는 게 맞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1.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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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안철수, 진정성 보이려면 입당하는 게 맞아"
김종인, 安 면전서 "입당 아니면 앞으로 연락할 일 없을 것"
지난해 6월 17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김 위원장 주재 서울 남부권 당협위원장 오찬에 참석하며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월 17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김 위원장 주재 서울 남부권 당협위원장 오찬에 참석하며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당 공천관리위원장 등이 조건으로 내세운 '입당' 때문에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4·7 재·보궐 선거에서의 서울시장 보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거의 마음을 굳혔다"고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선 "안 대표가 '야권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하는데 진정성을 보이려면 저희 당에 입당하는 게 맞다"면서도 "쉽게 오긴 어렵지 않나"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그러면서 "선 입당 후 또는 합당 후 공천(공직선거후보자추천) 과정을 거치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안 된다면 우리 당은 우리 당의 절차를 거친 후 단일화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2단계 단일화 과정을 거칠 것이란 게 나 전 의원 전망이다.

지난 5일 한 방송사 예능에 출연해 일상생활을 보여줘 화제를 만든 것에 대해선 "예전부터 권유를 받기도 했는데 사실 쉽지 않았지만 딸도 '한 번 해보자' 그래서 출연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일면 부끄러운 것도 있었지만, 딸이 참 예쁘게 나와 좋았다"고 소회했다.

정치의 예능화와 이미지(대중인식) 정치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한 방송사의 예능에 상당히 오래 나왔다"며 "그때 저도 너무 많이 나오는 것 아닌가 생각도 했었고, 출연을 자주할 경우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꼭 그렇게 볼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 안에서 안 대표의 입당·합당을 요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방위로 안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전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안 대표가 입당할 경우 불출마하겠지만, 이에 응하지 않으면 출마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정진석 공관위원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재인 폭정 종식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는 대의만 있을 뿐"이라며 '선 통합'과 '후 단일화'를 제안했다.

정 의원은 또 "안 대표가 '내가 국민의힘 바깥에 있어야 중도층 표심이 나를 중심으로 결집한다'고 얘기하는데, 누가 그런 엉터리 이야기를 하느냐"며 "지금 중도 표가 '폭정 종식'의 간절한 바람 때문에 제1야당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도 안 대표의 입당이 있어야 단일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안 대표와 만난 자리에선 "국민의힘에 들어오고 싶으면 언제든 연락해도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앞으로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시 안 대표에게 "국민의힘도 본경선 시민 여론조사 비율을 100%로 바꾸는 등 정비하고 있다"며 "당신이 단일화를 하든 말든, 출마를 하든 말든 앞으로 이것에 대해 일절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회동은 20여분 동안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