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코스피, 조정 우려도↑…기업실적·블루웨이브 주목
'파죽지세' 코스피, 조정 우려도↑…기업실적·블루웨이브 주목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1.0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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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대비 주가비율 사상 최대…실적, 예상치 밑돌면 매물 출회
미 민주당 장악으로 친환경 '투자 기대'·기술 기업 '규제 부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종가 기준 3000선을 돌파했다. 백신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세계 경기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지만, 지수가 높아질수록 단기 조정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익 대비 주가 비율이 역대 최대치로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경우 강한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민주당이 의회 장악력을 높이면서 친환경 업종에는 투자 확대 기대가 높아진 반면, 대형 기술 기업에는 규제 부담이 커진 점도 주목해야할 이슈로 언급됐다.

7일 코스피는 63.47p(2.14%) 오른 3031.68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초 3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작년 저점 대비 111% 상승률을 기록하며 급반등세를 이어갔다.

연초 국내 증시가 매서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상승 피로감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올해 초 급등으로 인해 단기 과열 및 밸류에이션 부담, 연속 상승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며 "올해 정책·유동성 모멘텀과 펀더멘털 동력을 감안했을 때 단기 변동성을 경계할 때"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현재는 증시가 너무 빠르게 올라온 상황"이라며 "연초에 개인 투자자들만이 장을 끌어올렸다는 점도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을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조정을 불러올 수 있을 변수 가운데 가장 주목할 이슈로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꼽았다. 특히 코스피의 이익 대비 주가 비율(12개월 선행 PER)도 사상 최대치인 13.47배를 기록하며, 10년 평균(9.8배) 및 5년 평균(10.1배)을 웃돌아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나타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예상을 상회한 결과를 내놓게 된다면 증시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이겨내고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예상을 하회하게 되면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변동성이 늘어날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블루웨이브'(민주당 장악)가 현실화된 점은 업종별 주가 차별화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다. 

이날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의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은 2곳 모두 승리하며 다수당의 지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바이든 당선과 함께 미국 상하원에서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각종 정책 추진에도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 및 친환경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관련 업종에는 수혜가 예상된다. 반면, 법인세 인상(21%→28%)을 비롯한 각종 세율 인상 및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반독점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는 관련 시장에 부정적인 정책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은 반독점법 규제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 위축이 예상되며, 바이든 정책의 수혜가 기대되는 친환경 업종과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주,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에 따른 인프라 관련 업종은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3월 재개가 예정된 공매도는 밸류에이션 우려가 있는 일부 기업에 한정적으로 적용되면서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펀더멘털이 양호한 기업인 경우 오히려 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최근 밸류에이션 우려가 큰 일부 기업에는 공매도가 유입될 우려가 있지만, 현재 증시를 이끌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대해서는 공매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단기적인 변동성은 있겠지만, 공매도 재개 자체가 증시 전체를 좌지우지 하는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