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바이드노믹스, 미국·글로벌 경제에 긍정적 파급 효과"
한은 "바이드노믹스, 미국·글로벌 경제에 긍정적 파급 효과"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1.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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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재정지출·증세 추구…중산층 중심 성장동력 강화 전망
다자주의 통상정책에 세계교역 질서 회복·불확실성 완화 기대
세계상품교역 및 미국 상품수입(왼쪽) 및 미국 경제의 스필오버 효과. (자료=한은)
세계상품교역 및 미국 상품수입(왼쪽) 및 미국 경제의 스필오버 효과. (자료=한은)

재정지출 확대와 증세, 다자주의, 친환경을 골자로 한 바이드노믹스가 미국 조 바이든 신 행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 될 전망이다. 한은은 바이드노믹스 효과로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미 성장률 상승, 세계무역 환경의 불확실성 완화가 기대된다며 글로벌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3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신정부는 오는 20일 출범 이후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를 본격 추진할 전망이다.

바이드노믹스는 미국의 거시·통상·산업정책에서 △재정지출 확대 △증세 △다자주의 △친환경 등 변화를 골자로 한다. 한은은 신행정부의 거시정책이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과 연소득 40만달러 고소득자 증세 등으로 재정여력을 확보하고, 사회보장 확대와 최저임금 인상 등 저소득·중산층 지원으로 중산층 확대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정책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다자 간 체제 기반 협상을 선호하며, 중국에 대해서는 다양한 수단으로 불공정 무역에 대응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통해 다자 간 통상질서를 재편하는 한편, 동맹국과 협력해 미국 중심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바이든 정부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복귀를 시사했고, EU(유럽연합)에 대한 자동차 관세 위협 중단 및 미-인도 FTA(자유무역협정)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중국 정책으로는 고율 보복관세는 지양하는 대신, 무역협상 시 △환경 △반독점 △반부패 △인권 △노동 △지적재산권 등 내용을 명문화해 중국을 압박할 전망이다. 

산업정책 측면에서는 리쇼어링(제조업 본국 회귀) 촉진 등을 통해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기후변화 억제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은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정부의 미국산 제품 및 서비스 구매, 신산업 R&D(연구개발) 투자 등으로 일자리 500만개 창출을 목표하고 있다. 또, 낙후시설 재건 및 친환경 인프라 구축을 위해 △도로 △교량 △대중교통 △학교 △주택 △5G △에너지 등에 임기 중 2조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한은은 바이드노믹스가 단기적으로는 올해 상반기 중 코로나19 관련 부양책을 집행해 소비·고용 회복세를 끌어낼 것으로 내다봤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도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한 확장적 재정정책과 글로벌 통상질서 회복 등이 성장 모멘텀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실질 GDP(국내총생산) 예상 추이(왼쪽) 및 GDP 대비 정부부채 전망. (자료=한은)
미국 실질 GDP(국내총생산) 예상 추이(왼쪽) 및 GDP 대비 정부부채 전망. (자료=한은)

다만, 한은은 상·하원 분점(分占) 시 인프라 투자가 5G 등 일부 분야에만 선별적으로 집행되는 등 당초 계획보다 지출규모가 축소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공약 이행 시 미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정부부채는 오는 2030년 127%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화당은 재정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대규모 재정지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미 의회 구성은 오는 5일 상원의석 2석이 걸린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결정된 상원 의석 수는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이 50석이다. 이 중 공화당이 1석만 가져가도 다수당을 유지한다. 반면, 민주당이 남은 의석을 모두 가져가면 행정부와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해 바이드노믹스에도 힘이 더욱 실리게 된다.     

이와 함께, 한은은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에 경제 성장률 상승과 세계무역 환경의 불확실성 완화 등이 글로벌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 경기회복에 따른 미국 수입수요 증가와 다자주의 무역정책 추진에 따른 통상환경 불확실성 완화는 세계교역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이 인용한 JP 모건의 지난 11월 분석에 따르면, 미국 경제성장률 1%p 상승은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1.1%p 높인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