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20년 마지막, 코로나19도 저물길
[기자수첩] 2020년 마지막, 코로나19도 저물길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12.30 0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는 코로나19를 떼놓고 얘기할 수 없는 한 해였다. 첫 확진자가 나온 1월20일 이후 3~4월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촉발된 1차 유행과 8~9월 광화문 광복절집회 관련 2차 유행에 이어 11월부터 계속되는 수도권 중심의 3차 대유행까지, 모든 순간 코로나19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확진자 수의 경우 이달 들어 하루 1000명을 웃돌더니, 어느덧 총합계가 6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아직 인구 대비 0.1%가량에 불과하다지만, 체감은 코로나19가 세상을 집어삼킨 것과 다름없었다.

실제 우리의 일상에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과 후로 나뉠 만큼, 큰 변화가 일었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게 됐으며, 손 소독제를 가방에 항상 넣고 다니게 됐다. 또 가족들과의 외식이나 친구·지인 등과의 모임은 없다시피 됐고, 1년에 국내외 도시 8곳을 여행해보고 싶다던 목표는 일찌감치 접었으며, 영화관이나 야구장은 언제 가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기업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계획과 전략을 짜고 그에 맞춰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일련의 활동들에 제동이 걸렸다. 확진자 발생이나 방문으로 직장 또는 매장 등이 폐쇄되는 탓에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바빴다. 마음을 바로 잡고 전열을 가다듬은 뒤 다시 시작해보려는 찰나 추가 확진자가 나타나면서 부침을 겪어야만 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코로나19가 제 기세를 꺾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존의 바이러스를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가운데, 영국에서 발발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상륙하는 등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는 있다. 아직까지 치료제나 백신 등 이렇다 할 만한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에서 가늠할 수 없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할 형국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첫 확진자가 등장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앞으로는 괜찮아질 거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전 세계 제약바이오기업과 관련 학자·연구자 등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도 언젠간 감기처럼 일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무리 궂은 날씨라고 해도 해는 매일 뜨지 않는가.

더욱이 2021년 신축년은 흰 소의 해라고 한다. 전통적으로 흰 소는 신성한 기운을 띠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이때 ‘상서롭다’는 사전적으로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이 있다’는 의미를 지녔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2020년 한 해를 보내고, 2021년 신축년에는 흰 소의 기운을 받아 모두에게 복되고 길한 일들만 일어나길 기대해본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