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아시타비’했던 한해를 보내며
[e-런저런] ‘아시타비’했던 한해를 보내며
  • 신아일보
  • 승인 2020.12.3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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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타비 (我是他非).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으로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다.

교수신문은 매년 12월 그 해의 시대상을 담은 사자성어를 발표하고 있는데, 올해 설문조사에 참여한 교수 906명 가운데 588명이 ‘아시타비’를 선택했다. 사실 이 말은 사자성어가 아닌 신조어로, 흔히들 말하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자 버전으로 옮긴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국민의 무력감과 피로감이 절정에 달한 올해, 신조어까지 만들어야 했을 정도로 ‘네 탓 공방’이 치열했다는 데 많은 이들이 공감한 것이다.

코로나19로 구직자들의 취업문은 어느 때보다 좁아지고,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누군가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던, 수많은 소상공인들이 급감한 매출에 빚을 내고 불안하게 버텨낸 2020년.

그저 힘든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묵묵히 버티는 이들을 위해 국력을 모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안이든 의견이 양측으로 나뉘고 좀 더 나은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하지만 발전적인 대안 없이 남 탓과 일방적인 주장만 계속되는 현실에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지친 한해였다.

부디 새롭게 맞이하는 2021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를, 그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를 도와 위기를 극복하기를, 그리하여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는 ‘화합’과 ‘극복’의 의미가 담긴 사자성어가 선택되기를 희망한다.

/권나연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