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잠재적 연쇄살인마
[e-런저런] 잠재적 연쇄살인마
  • 신아일보
  • 승인 2020.12.2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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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두 자녀의 아버지이자 맞벌이 가장인 A(58)씨는 이른 아침 출근길 교통사고를 당했다.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A씨의 차를 뒤따라오던 차가 그대로 들이받은 것. 그리고 A씨는 사고 후 20여 일이 지난 최근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A씨의 차를 들이받은 60대 운전자는 음주운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의 처벌 수위를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 2년여가 지났지만 음주운전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숙제로 남아 있다. 올해 9월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 배달을 나갔던 50대 가장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세상을 등진 ‘을왕리 사고’가 더 이상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씁쓸할 따름이다.

문제는 “음주운전을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는 속설에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음주운전 재범률은 40%를 웃돌고 있다. 음주운전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알코올 ‘중독’에 기인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제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는 경우 다시는 면허를 따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미성년자, 초보운전자, 영업용 차량 운전자에 대한 단속 강화는 물론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한 사람이나 음주운전이 예상되는 사람에게 술이나 차량을 제공한 사람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결국 음주운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 음주운전자는 잠재적 ‘연쇄살인마’라는 점을 명심하자.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