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르노삼성차 노사, 내년엔 달라야
[기자수첩] 르노삼성차 노사, 내년엔 달라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12.2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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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올해 유일하게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사측은 노조에 내년 1월 본교섭을 재개하자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올해 7월 첫 상견례 이후 9월까지 6차례 실무교섭을 가졌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10월 임단협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면서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그 사이 르노삼성차의 위기는 더욱 커졌다.

르노삼성차는 노사 교섭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올해 8월 국내·외 총 757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41.7% 하락했다. 9월에는 총 738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51.4% 줄었다. 10월과 11월에는 각각 7533대(-49.2%), 8074대(-48.7%)를 기록하며 9월 이후 매달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난 실적을 거뒀다.

특히 9월과 10월에는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내수와 수출 모두 판매 실적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생산 물량 조절을 위해 지난 9월25일부터 10월18일까지 가동을 중단했으면 11월2일부터 3일까지 휴업을, 11월10일부터 30일까지 주간 생산조만 가동하고 야간 근무를 없애기로 했다.

르노삼성차 노사 간 갈등도 더 심화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달 13일 사측이 공문을 통해 ‘일산 TS 정비사업 구조변경 계획’에 관한 사항을 영업지부 지도부에 통보하면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비지점 매각을 추진한다고 반발했다.

또 노조는 지난 17일 사측에 본교섭 진행을 촉구하며 “노조와 조합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쟁의행위 찬반 조합원 총회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년에는 달라져야 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2018년 이후 올해까지 매년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해를 넘겨 타결됐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산업계의 위기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 업계는 르노삼성차를 제외하고 모두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특히 기아자동차 노사는 4주간 부분파업 등 진통 끝에 지난 22일 밤샘 마라톤 교섭 끝에 기본급 동결 등 내용을 담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기아차 노사는 그동안 갈등에도 올해 안에 임단협을 타결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은 것이다.

만약 르노삼성차 노사가 내년 초에도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위기에서 벗어나기 힘들 수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위기 타개를 위해 하루빨리 힘을 모아야 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