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관련 지명 전국 731개…용·말 이어 세 번째로 많아
소 관련 지명 전국 731개…용·말 이어 세 번째로 많아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12.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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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우동·우암' 등 사용 빈번…대다수 '마을 이름'
23일 오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 2021년 신축년을 맞아 소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 오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 2021년 신축년을 맞아 소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은 '소의 해'인 신축(辛丑)년이다. 소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함께 살아온 가축으로, 이와 관련한 우리나라 지명도 많다. '우산'과 '우동', '우암' 등이 특히 빈번하게 사용됐고, 소 관련 지명의 대다수는 마을명이 차지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내년 신축년을 앞두고 전국 고시지명을 분석한 결과 소와 관련된 지명이 총 731개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용 관련 지명 1261개 및 말 관련 지명 744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다.

전국 시·도 중 소와 관련된 지명이 가장 많은 곳은 전라남도다. 전남에는 강진군 강진읍에 있는 '우두봉'을 비롯해 소 관련 지명 총 204개가 있다.

글자별로 살펴보면 '우산'이라는 지명이 전국적으로 23개가 있어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소 관련 지명이었고, '우동'과 '우암'이 각각 9개와 8개로 뒤를 이었다. 종류별로는 마을 지명이 566개(77.4%)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이어 섬 55개(7.5%)와 산 53개(7.2%) 등 순으로 많았다.

소는 예로부터 근면함과 풍요로움, 희생과 의로움을 상징하는 동물로 인식돼 왔다. 이에 경남 거창군 가북면에는 소가 맹수로부터 어린아이를 구했다는 전설이 깃든 '우혜(牛惠)'라는 마을이 있다. 또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의 고개 '소똥령'은 팔려가던 소들이 고개 정상에 있는 주막 앞에 똥을 많이 누어, 산이 소똥 모양이 됐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전남 나주시의 마을 '구축(九丑)'은 아홉 마리 소를 기르면서 마을을 발전시켰다는 얘기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소와 관련된 농기구 이름이 섞인 지명도 51곳에 이른다. 강원도 평창군의 '통골'과 경남 함양군의 '구시골', 경북 봉화군의 '구우밭' 등이 그 예다. 

사공호상 국토지리정보원장은 "십이지 동물과 관련한 지명조사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책자로 발간해, 내달 중 국토지리정보원 누리집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