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다시 바꾼 한국타이어…속 타는 조현범 사장
간판 다시 바꾼 한국타이어…속 타는 조현범 사장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12.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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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바꾼 지 1년 반 ‘한국앤컴퍼니’로 새출발
법적 분쟁·주주가치 상실 등 체질 개선 난항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은 지주사명 변경 등을 주도했지만, 암초에 부딪히고 말았다. 조 사장은 지주사명 외에도 한국아트라스BX 흡수합병, 사업장 근로자 사망사고 등을 겪는 등 잇단 사건·사고에 휘말리게 됐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오는 2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국앤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하는 안을 다룬다.

앞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해 5월 지주사명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서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하지만 자동차 전장부품업체 한국테크놀로지가 같은 해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상호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사명 사용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법원은 지난 5월 한국테크놀로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이의신청을 제출했지만 법원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법원의 강제집행으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사명을 모두 제거해야 했다. 결국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법적 분쟁의 부담보다 사명 변경 재추진을 택했다.

지난해 5월 이뤄진 사명 변경은 조현범 사장의 주도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지난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되며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기 시작했지만, 출발부터 책임론에 휘말리게 됐다.

조 사장은 지주사명 논란 외에도 배터리 전문 자회사인 한국아트라스BX의 흡수합병도 제동이 걸렸다. 그룹의 한국아트라스BX 흡수합병은 조 사장이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된 날 함께 발표됐다.

이에 한국아트라스BX 소액주주 모임은 그룹의 흡수합병이 소액주주에게 불공정하게 진행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증권 신고서 반려를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금감원은 합병 증권신고서를 심사한 뒤 지난 9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 요구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 11일 정정한 증권 신고서를 다시 제출했지만 소액주주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가 대전노동청으로부터 근로자 사망사고로 특별감독을 받으면서 악재가 겹쳤다.

앞서 지난달 18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근무하던 직원 A씨는 성형기 설비에 부딪혀 크게 다친 뒤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 5일 숨졌다.

노동청은 해당 사고를 중대재해로 규정하고 “반복적인 중대재해를 유발하는 사업장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사실상 조 사장 체제로 변모하고 있지만 여러 악재와 부담이 겹치면서 이미지에 상처를 입게 되는 모습”이라며 “이 같은 분쟁과 논란을 지속하면 조 사장의 경영 성과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조 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