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해운대고 자사고 유지 판결… “교육청 재량권 남용 위법”
법원, 해운대고 자사고 유지 판결… “교육청 재량권 남용 위법”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12.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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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고. (사진=연합뉴스)
해운대고. (사진=연합뉴스)

부산 해운대고등학교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해운대고가 교육당국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 불복 소송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18일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최윤성 부장판사)에 따르면 해운대고 학교법인 동해학원이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해운대 주장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일부 평가 기준과 평가지표 신설 또는 변경은 해운대고에 현저하게 불리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것임에도 부산시교육청이 이미 지나간 평가 대상 기간 학교 운영성과에 소급해 적용했다”고 봤다.

또 해운대고가 2019년 평가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을 기회를 박탈당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해운대고에 불리하게 변경된거나 신설된 기준 점수와 최대 감점 한도, 법인전입금 전출계획 이행 여부, 교비회계 운영 적정성 항목에 관한 평가지표가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면 기준점을 충족해 자사고 지정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승소한 해운대고와 학부모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학교 측은 “자사고는 자율과 경쟁이라는 모토로 출발한 고교 다양화 정책으로 그렇게 운영을 해왔다. 이번 판결을 통해 그런 것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정부에서 하는 교육행정 시책이 주먹구구식으로 된다든지, 상식에 어긋나는 점수나 가점 기준을 들면 안 된다는데 판결 의의가 크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해운대고는 지난해 5년마다 하는 자사고 재지정 펴가에서 기준점수(70점)에 못미치는 54.5점을 받아 자사고 지정이 취소됐다. 교육부도 부산시교육청의 이러한 결정에 동의했다.

이에 학교법인 동해학원은 부산시교육청이 평가지표를 2018년 12월31일에 갑자기 공표해 평가 예측 가능성이 결여됐고 감사 지적 사례 감점이 12점이나 되지만 이를 만회할 지표가 없다며 위법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부산시교육청은 "교육부와 11개 시도교육청이 평가 통일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동으로 만든 평가지표 표준안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며 맞섰다.

양측에 대해 법원은 "부산시교육청의 위법성이 상쇄될 수 없다"며 동해학원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해운대고는 자사고 지위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부산시교육청은 판결문을 분석한 뒤 항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자사고 취소 처분과 관련해 소송이 진행 중인 곳은 서울 8곳, 부산 해운대고, 안산 동산고 등 10곳이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전국 자사고가 무더기로 지정 취소된 후 나온 첫 판결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이 향후 다른 학교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inah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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