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용의자 리정철, 북 자금조달 핵심 역할"
"김정남 살해용의자 리정철, 북 자금조달 핵심 역할"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12.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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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분석 보고서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살해 용의자로 지목됐던 리정철이 북한 정권 유지를 위한 자금조달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리정철이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 살해를 주도한 용의자로 체포됐을 당시 확보된 휴대전화 및 컴퓨터 기록 등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연합뉴스가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정철의 연락처 목록, 통화·문자 내역, 이메일 내용 등을 분석한 결과 말레이시아에서 연락한 북한 동료 및 해외정보망, 북한에 송금한 내역, 영수증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리정철은 허위 비자(취업 비자)를 발급받아 말레이시아에 정착한 이후 북한 정권을 위한 자금, 물자 조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사실이 다수 발견됐다.

보고서는 리정철이 북한의 무역을 총괄하는 대외경제위원회 소속인 '조선봉화총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었고, 북한산 광물 수출에 관여했다으며 북한에 수십만 달러 규모의 물품을 보낸 정황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리정철은 중국업체나 개인의 도움을 받았는데 조선봉화총회사 소유의 자금 수만 달러를 한 중국인을 통해 베이징과 단둥의 중국 계좌에 이체했으며, 중국 국영업체를 통해 중국 다롄을 거쳐 북한 남포항으로 수십만 달러 상당의 물품을 운송한 기록을 확인됐다.

리정철은 말레이시아에서 활동한 다른 동료들과 함께 유엔 대북 제재를 피해 북한에 돈, 물자 등을 보내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재무부가 지난 2016년 북한 핵실험 및 무기 개발을 지원한 혐의로 금융거래 제재 대상에 포함시킨 금강은행과의 거래 내역도 그의 컴퓨터에서 발견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