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우리 생활의 주요 키워드는 ‘힐링’과 ‘소확행(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막연하고 거창한 성공을 쫓는 대신 가까운 곳으로 캠핑을 가거나 혼자만의 취미를 즐기며 행복을 추구했다.
이런 경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언택트 문화와 결합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특히 ‘차박(자동차+숙박)’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갈증을 해소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때문에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연예인들이 캠핑카를 타고 전국 명소를 누비는 모습이나, 내부 개조를 통해 캠핑카로 변신한 다양한 종류의 차가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캠핑카의 경우 자칫 안전을 소홀히 할 경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겨울철은 단열기구를 사용으로 인한 가스중독과 전기 사용량 증가에 따른 배터리 화재사고에 취약하다.
실제로 지난 14일 전남 고흥군에서는 버스를 개조한 캠핑카에서 경유를 사용한 히터를 켜고 잠든 50대 남성 일행이 숨지거나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된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 1월 경남 거제시에서도 승합차를 개조해 만든 캠핑카에서 휴대용 난로를 켜고 잠든 50세 남성이 숨지는 일도 있었다.
지난 9월 대전에서는 캠핑카로 개조한 버스의 대형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불이나기도 했다. 주로 숲이나 숲이 우거진 강가에서 하는 차박의 특성상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산불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더욱 주의를 요한다.
하지만 캠핑카는 점점 더 편리함과 다양한 기능에 역점을 두는 추세다. 캠핑카 내부에 텔레비전은 물론 세탁기와 오븐, 히터가 설치되기도 한다. 모두 많은 전기를 필요로 하는 제품이다.
캠핑의 원래 목적은 문명의 혜택에서 벗어나 조금 불편하더라도 자연 속에서 자유를 느끼고자 함이 아니었던가. 사람도 제 역량보다 무리를 하면 몸살을 앓곤 한다. 차 역시 마찬가지다. 애초에 집과 같은 편안함을 줄 수 없는 협소하고 인프라가 부족한 공간을 ‘집과 유사하게’, ‘불편함 없이’ 개조하고 꾸미다 보니 사고의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
힐링을 위한 시간이 끔찍한 사고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캠핑카 개조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진행하는 것은 물론, 화재 등에 대비한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춰야 할 것이다.
/권나연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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