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단독상품 선전 속 건강식품·마스크 등 신규 진입
코로나19로 ‘가안비(안전과 건강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 소비가 부상하면서 홈쇼핑 판매순위에도 변화가 일었다. 올해 홈쇼핑 트렌드는 패션 브랜드 상품의 여전히 인기를 끈 가운데,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으로 마스크나 건강식품 등이 새로운 소비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GS·CJ·현대·롯데 등 4대 홈쇼핑업체들은 올해 1월1일부터 12월10일까지의 주문수량을 기준으로 한 ‘히트상품 톱(TOP)10’을 14일 공개했다.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마스크와 건강식품은 홈쇼핑 순위권에 신규 진입했다. 롯데홈쇼핑이 집계한 결과, 마스크 등 위생건강 카테고리 상품의 주문수량이 전년 대비 6배 이상 신장했고, 건강식품의 주문수량도 50% 이상 신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네퓨어 황사방역용 마스크’와 ‘매일편한 마스크’가 각각 GS샵과 현대홈쇼핑의 톱10 중 7위와 9위를 차지했다. GS샵의 경우, 4위에 유산균·루테인·아보카도오일 등의 건강식품을 판매한 종근당건강이 이름을 올렸다.
또 올해도 편성 비중이 높은 패션상품의 강세가 이어졌다. 특히 각 업체가 단독으로 론칭했거나 자체 개발한 브랜드의 차별화 상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GS샵 톱10에 랭크된 의류 브랜드인 라빠아프·모르간·SJ와니·쏘울·막스스튜디오 등 5개 모두 GS샵 단독 브랜드다. CJ오쇼핑도 더엣지·칼 라거펠트 파리스·VW베라왕·지스튜디오·셀렙샵에디션·지오송지오·장 미쉘 바스키아·타하리 등 8개가 단독 브랜드다.
현대홈쇼핑은 이상봉에디션·안나수이(이상 현대홈쇼핑 판매용 단독상품 제작)·에이앤디·제이바이·라씨엔토·밀라노스토리 등 6개가, 롯데홈쇼핑은 라우렐·조르쥬 레쉬·LBL·다니엘 에스떼·아이젤·아니베에프·쿠즈텡 등 7개가 단독브랜드다.
이와 함께 홈쇼핑업체들은 ‘집콕’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편안하고 기본에 충실한 패션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컸다고 분석했다.
CJ오쇼핑은 편안함과 실용성을 갖춘 이지웨어 등을 선보인 밀라(6위)와 지오송지오(7위), 타하리(10위)가 톱10에 든 것도 ‘집콕’으로 달라진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 기본에 충실한 이지웨어, 가정간편식, 기초화장품 등을 비롯해 마스크, 손 소독제, 건강식품 등 안전성을 우위에 두는 가안비 소비가 집중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 데 따라 관련 상품 위주로 집중 편성할 계획이다. 또 TV시청자 수와 모바일 이용률이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다양한 콘텐츠와 상품을 기획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리빙용품, 건강기능식품, 유아동교육상품 등의 수요가 급증한 동시에 장기화된 집콕으로 지친 소비자들이 패션상품 구매로 힘든 마음을 달랜 한 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상품 트렌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홈쇼핑업체들은 내년에 비대면을 기반으로 한 고객 맞춤형 큐레이션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