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주식시장 결산] 하나금융지주, 비용절감·리스크 관리로 주가 '훨훨'
[2020 주식시장 결산] 하나금융지주, 비용절감·리스크 관리로 주가 '훨훨'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12.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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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효율성 및 자산 건전성 업계 최고 수준 유지
우수한 자본력·지주 중 유일한 중간배당에 매력↑
올해 하나금융지주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 HTS)
올해 하나금융지주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 HTS)

올해 1분기 말까지 급락했던 하나금융지주 주가가 최근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크게 상승하고 있다. 선제적 비용 절감 노력 및 리스크 관리를 통한 호실적이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꼽힌다. 내년에도 하나금융지주는 우수한 자본력과 배당 매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50원(1.84%) 내린 3만47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종가 기준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3월19일(1만8450원) 대비 88.3% 오른 수준이다. 신한금융과 KB금융, 우리금융을 포함한 4대 금융지주 중에선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올해 1분기부터 발생한 어닝 서프라이즈로 강하게 상승했다. 1분기 하나금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3% 증가한 65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33.9% 웃돈 실적이었다. 이어 하나금융은 2분기와 3분기에도 시장 추정치를 각각 18, 20% 뛰어넘는 호실적을 냈다. 

선제적인 비용 절감 노력과 위험 관리가 하나금융의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의 3분기 누적 대손비용률은 0.24%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코로나19 관련 충당금을 쌓았음에도 양호한 대손 부담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 작년 1분기와 4분기에 임금피크 특별퇴직 등 프로그램을 시행해 선제적으로 관련 비용을 절감하며 3분기 누적 판관비도 작년 동기 대비 6.6% 줄였다.

이에 하나금융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3.4%로, KB금융(50.3%)과 우리금융(52.5%)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CIR은 영업이익에서 인건비를 포함한 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경영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룹 자산 건전성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하나금융의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1%, 연체율은 0.27%로 각각 전 분기 대비 0.04%p 개선되며 금융지주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자산 건전성은 매우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자산 건전성 및 적은 대손비용이 실적 안정화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와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의 비용 효율화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노력을 통한 이익 개선 노력이 실적으로 가시화됐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사진=신아일보 DB)

앞으로도 하나금융 주가는 우수한 자본력과 일관된 배당정책 등 요인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나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3분기 기준 12.07%다. 신한금융(13.1%)과 KB금융(13.08%)보다 낮지만, 하나금융은 다른 은행과 달리 자본 비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 바젤Ⅲ 최종안을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이 내년 바젤Ⅲ 최종안을 도입한다면 자본 비율이 약 1% 이상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금융기관의 대표적인 자본 적정성 지표로, 배당 여력을 가늠하는 척도로도 사용된다.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한다는 점도 차별적인 투자 포인트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며 한때 올해 중간배당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하나금융은 지난 7월 이사회를 열고 작년과 같이 주당 5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꾸준히 중간배당을 해온 유일한 금융지주사로, 2020년과 2021년, 2022년 중간·결산 합산 배당 수익률이 각각 9.4%, 10.6%, 11.3%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초저금리 환경에서 높은 배당 매력이 돋보일 종목"이라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