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결과론
[e-런저런] 결과론
  • 신아일보
  • 승인 2020.12.0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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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야구는 10개 팀으로 운영된다. 당연히 팀을 이끌어가는 ‘감독’이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은 우리나라에 단 10명뿐이다. 야구 감독은 야구 선수 또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다만 그 만큼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

특히 투수 교체는 어떤 감독이든 어려운 선택일 수밖에 없다. 투수의 투구 수, 상대 타자와의 전적 등 각종 통계를 활용하지만 그것만으로 결과를 담보할 수는 없다. 경기의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승부의 분수령이 된 상황에서 “왜 투수를 바꿨냐” “왜 안 바꿨냐” “왜 그 투수로 바꿨냐” 등 감독의 투수 교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다. 하루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 조만간 1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잇달아 격상시켰다. 수도권의 경우 11월 19일 ‘1.5단계’, 24일 ‘2단계’, 12월 1일 ‘2단계+α’에 이어 8일부터는 ‘2.5단계’가 적용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소극적인 단계 조정이 확산세를 키웠다고 주장한다. 선제적으로 강력한 조치에 나서지 않고, 확산세가 커질 대로 커진 상황에서 '뒷북'을 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치 흔들리는 투수를 그대로 놔뒀다가 주자만 쌓아 놓은 ‘위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교체를 하는 야구 감독처럼 말이다.

“투수 교체는 한 박자 빠른 타이밍에 하는 것이 낫다”는 야구계의 속설처럼 정부가 지금보다 빠른 시점에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나섰다면 어땠을까. 물론 이는 말 그대로 ‘결과론’이다.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