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온 나라가 멈춰야 할 때
[e-런저런] 온 나라가 멈춰야 할 때
  • 신아일보
  • 승인 2020.12.0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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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연일 기록에 가까운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에 머물던 확진자 수는 중순부터 200명대로 올라서더니 300명대→400명대→500명대를 거쳐 600명대까지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의 2단계+α 조치로 인해 피해를 입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물론 코로나 확산세가 엄청나니 정부의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지만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 이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금요일 커피를 포장하기 위해 자주가는 카페에 들렀다. 일주일 새 주인의 모습이 꽤나 수척해짐이 한눈에 느껴진다. ‘요즘 너무 힘들지?’라는 질문에 눈물을 글썽이더니 어떠한 해결책도 없기에 한숨만 나온다는 말을 건넨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에 안힘든 사람 있겠냐만은 카페는 유독 볼멘소리가 높다. 바로 모호한 방역기준 때문이다. 디저트 카페는 취식이 금지되지만 샌드위치나 브런치를 파는 카페는 버젓이 손님을 맞을 수 있다.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사람들이 브런치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으로 몰리고 있다. 이를 두고 일관성 없는 방역기준에 불만을 쏟아내는 것이다. 

실제로 여의도 한 건물에 위치한 카페의 이야기다. A카페는 차와 음료, 디저트를 팔기 때문에 취식이 금지됐다. 이에 포장만 허용된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B카페는 브런치카페이기 때문에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심지어 B카페에서 커피만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상황이다. A카페 점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다. 한달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월세를 내야 하는데 포장손님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버텨보고자 발버둥 치는 마음으로 배달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B카페에 비해 매출은 월등히 떨어진다. 

낮시간에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커피만 주문해놓고 시간을 떼우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치고 후식커피를 가져와 자리에서 한참을 떠들다가 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제는 특정업종만 막아서는 안된다. 이미 우리는 그 상황을 넘었다. 1, 2차 때와 달리 확산속도가 매우 무섭다. 특히나 계절적으로도 매우 조심해야 할 때다. 21세기에 통금까지 부활했다. 밤 9시면 도시 전체가 셧다운 되는 상황이다. 업종 불문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짧고 굵게 합심해서 코로나 확산고리를 차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확진자가 1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 막지 못하면 우리가 그냥 흘려버린 2020년이 다시 반복될 수도 있다. 2021년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나 하나쯤은 괜찮아’, ‘우리가게만 잘되면 그만이야’ 등의 이기심은 버려야 한다. 잠깐의 특수를 누리려는 생각 대신에 확산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함께 멈춰야 한다.

/고아라 편집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