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단독국회 VS 야, 점거농성
여, 단독국회 VS 야, 점거농성
  • 장덕중기자
  • 승인 2009.06.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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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화의 장으로 복귀해달라” 등원 거듭 요구
야 4당 대표, 26일 단독 국회 개원 저지 위한 회동

여야는 24일 한나라당의 6월 임시국회 단독 개회를 앞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비롯한 민생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조속한 국회 개회가 필수적이라며 민주당이 개회를 거부할 경우 단독국회 개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민의를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식 대응으로 언론 장악 기도를 노골화하고 있다며 이틀째 본회의장 앞 점거 농성을 이어나갔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이 국회 소집을 요구한 것은 대화의 창문을 닫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촉구하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모든 것을 풀자는 것"이라며 "민주당도 이제 더 이상 국민이 외면하고 짜증스러워 하는 장외투쟁 거두고 빨리 대화의 장으로 복귀해달라"고 민주당의 등원을 거듭 요구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점거 농성에 대해 "민주당은 법 절차를 무시하고 다수결의 원리를 무시하고 소수 폭력 점거 농성이 습관화된 비민주적 정당"이라며 "민주당은 집권 1년 반도 안 된 이명박 정권이 일을 하지 못하게 실패하도록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발목잡기 전문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최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외신기자들로부터 많은 지적을 받았다"며 "정 대표는 민생을 무시하고 국회법을 무시하는 비상식적 야당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과 수십만의 비정규직 노동자 앞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안 원내대표는 또 언론 관계법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미디어 법이라고 하니 마치 방송 장악하는 법으로 오해하는데,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살리기를 위한 법이란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제 '미디어 산업 발전법'으로 부르겠다"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방송에 대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대안 없는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사즉생의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민심을 무시하고 힘으로 제압하려고 한다면 여권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는 이어 "야당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거대 여당의 횡포에 대해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는) 한나라당 스스로를 위한, 정권을 위한 단독국회를 획책하는 것"이라며 "사즉생의 각오로 여당의 일방독주, 밀어붙이기식 단독국회를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한나라당은 단독국회를 통해서 언론을 장악하기 위한 언론 악법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고, 대통령 서거와 국정쇄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뜻을 무마하고 국면 호도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한나라당 내 쇄신 요구 등 내부 갈등 요인을 잠재우기 위해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최고위원도 "'MB 악법'이 통과되면 그야말로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상황이 아닌가. 한나라당은 일반 지방 중소 언론인, 기자들의 자유, 국민의 언론의 자유를 철저히 차단시키는 특정 신문의 자유만을 독점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번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강행 통과시키면 국민들로부터 확실한 역사적 심판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야 4당 대표들이 한나라당의 단독 국회 개원을 저지하기 위해 26일 오전 회동키로 했다.

이날 민주당 관계자는 "오는 26일 오전 야 4당 대표가 만나 한나라당의 6월 국회 단독 개회를 저지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진보신당 조승수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통령의 '거수기'이자 '묻지마 국회' 개회를 강행한 한나라당에 대항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야 4당 원내대표 회담 제안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