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다가와도 도로 횡단하는 고령자…판단 능력 차이 때문
차량 다가와도 도로 횡단하는 고령자…판단 능력 차이 때문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0.12.0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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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령자보다 보행속도 느림에도 횡단 시도하는 경향 보여
접근속도별 보행자 횡단 포기 시 차량과 횡단보도 간 거리. (자료=교통안전공단)
접근속도별 보행자 횡단 포기 시 차량과 횡단보도 간 거리. (자료=교통안전공단)

고령자는 비고령자와의 판단 능력 차이로 인해 횡단보도 보행 시 사고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들은 차량과의 거리가 더 짧은 상황에서도 횡단을 시도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연령별 보행자 횡단특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공단이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차량속도별 보행자의 횡단판단 능력을 실험한 결과, 60세 미만 비고령자는 횡단보도로부터 76.7m의 거리에 차량이 접근했을 때 횡단을 포기했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자는 64.7m까지 접근했을 때 횡단을 포기했다.

즉, 고령자들은 비고령자보다 보행속도가 느림에도, 차량과의 거리가 더 짧은 상황에서도 횡단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었다.

차량 속도별 고령자와 비고령자의 횡단 포기 시점의 차이는 시속 60km일 때 15.5m였으며, 시속 50km에서는 8.5m까지 차이가 줄었다.

공단 관계자는 "고령자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지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비고령자와 횡단판단 능력 차이가 발생한다"며 "고령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차가 빨리 올 수 있음을 인지하고 여유 있게 횡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7~2019년까지 최근 3년간 무단횡단으로 인한 보행자 사망사고는 1495건으로, 그중 929건(62.1%)이 고령 보행자가 사망한 사고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43.9%)과 비교하면 18.2%p 높은 수치다. 공단은 고령자들이 인지능력 저하로 잘못된 횡단판단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병윤 공단 이사장은 "고령보행자 사망사고 감소를 위해 운전자의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며 "우리 부모님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내년 4월17일 전면시행되는 안전속도 5030 정책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