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능력중심 파격인사…부회장 5인 시대(종합)
SK그룹, 능력중심 파격인사…부회장 5인 시대(종합)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0.12.03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정호·유정준 부회장 반열 올라…74년생 추형욱 사장, E&S 공동대표에 깜짝인사
최태원 의지 'ESG' 기반, '거버넌스위원회' 신설…SK하이닉스에 역할에 이목 집중
최태원 SK 회장.(사진=SK)
최태원 SK 회장.(사진=SK)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내 부회장을 총 5명으로 확대했다. 최 회장은 기존 최재원, 최창원 등 총수일가 2명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에 더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을 부회장에 올렸다.

최 회장은 철저한 능력 중심의 전문경영인 부회장을 총 3명까지 늘리며 그룹 위상을 높였다. 최 회장은 이와 함께 1974년생 추형욱 사장을 SK E&S 공동 대표에 앉히는 파격 인사를 결정했다.

SK그룹은 3일 ‘2021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하고, 2명의 부회장 승진자와 2명의 사장승진자, 신규임원 103명 등 총 107명의 사장단,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여성 신규임원으로는 7명이 발탁됐다.

조직에서는 관계사 CEO(최고경영자)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도 변화를 주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한 거버넌스위원회를 새롭게 신설했다.

SK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에 대해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반으로 한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 SK하이닉스에 쏠리는 ‘눈’… 박정호 부회장 역할은

이번 인사에선 SK 사업의 중심이 반도체 사업에 집중된 가운데, SK하이닉스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기존 박성욱 부회장과 인텔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에 더해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 박정호 부회장이 합류하며 SK 최고위직 3명이 하이닉스에서 뭉치게 됐다.

이번 부회장 승진 인사에서 최 회장의 최측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하이닉스에서 부회장직을 겸직하게 됐지만, 반도체 사업은 기존대로 이석희 사장이 홀로 맡는다.

SK 관계자는 “박성욱 부회장은 미래성장과 관련된 역할을, 이석희 대표는 기존대로 단독으로 반도체 사업을, 박정호 부회장은 반도체와 통신을 아우르는 시너지 역할을 각각 맡게 됐다”고 부연했다.

◆ SK E&S 파격… 40대 추형욱, 유정준 부회장과 ‘나란히’

SK E&S의 변화도 눈길을 끌었다. 우선 유정준 SK E&S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 부회장은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된다. 에너지 전문가인 유 사장은 최 회장 공백 시 해외 경험을 살려 글로벌 인맥을 직접 관리했고, 부회장 승진이 예상돼왔다.

이와 관련해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의 SK E&S 사장 선임은 파격적이다. 1974년생인 추 신임 사장은 아직 40대 중반이고, 임원에 선임된 지도 3년 밖에 안됐다. 게다가 추 사장은 유 부회장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SK E&S 공동대표를 맡게 될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SK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염 사장은 지난 2017년부터 경영경제연구소를 이끌어 오며 행복경영, 딥 체인지 등 SK의 최근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 염 사장은 앞으로도 최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해 온 ESG 등 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중임을 맡는다.

◆ 최태원 회장 의지 반영- ‘ESG’ 초점 맞춘 조직 변경

조직 변화에서는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한 점과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환경, 지배구조 등 ESG 문제를 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바이오, AI(인공지능), DT(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신설되는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는 윤진원 사장이,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선임됐다.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부회장이 맡는다.

SK그룹 관계자는 “내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이번 인사가 그간 준비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며 “ESG의 세계적인 모범이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 서린동 빌딩.(사진=SK)
SK 서린동 빌딩.(사진=SK)

[신아일보] 송창범 기자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