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불모지에서 이룬 기적
[e-런저런] 불모지에서 이룬 기적
  • 신아일보
  • 승인 2020.12.0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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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로 전 국민이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한 스포츠 선수의 활약이 희망과 위안을 안긴 기억이 있다.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이 노래와 함께 양말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 스윙을 날리는 박세리 선수의 모습은 여전히 광고 등에 등장하며 당시를 살아간 국민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한다.

공이 물에 빠져버리는 악 조건 속에서도 끝까지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 국민들은 “조금 더 힘을 내고 일어서자”라며 서로를 격려하는 원동력이 됐다.

사상 초유 대통령 탄핵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끝 모를 사투를 벌이는 국민들은 그야말로 누적된 분노와 피로감에 잠시의 휴식처조차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와중에 기적은 일어나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핫100’ 1위에 이어 ‘빌보드 200’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도 오르는 등 바람 잘 날 없는 대한민국에 한줄기 빛으로 등장한 방탄소년단.

숨 쉴 틈조차 없이 살아가던 국민들은 세계 속에서 국위선양에 나서고 있는 그들의 소식에 마스크 속에서나마 작은 미소를 짓는다.

세종대왕이 남긴 위대한 유산인 ‘한글’로 이뤄진 곡으로 세계 정상을 차지한 방탄소년단.

일제 식민지를 거치고 남북으로 갈라진 작은 나라의 한국어를 사용하는 가수가 미국 최대 음악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할 줄을 그 누가 알았겠는가.

현재 대한민국은 치솟는 부동산가격으로, 두 사회 지도자의 자존심 싸움으로, 잡히지 않는 코로나로 연일 힘든 상황에 놓여있지만 그럼에도 자신들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훈훈한 소식이 조금은 얼어붙은 마음을 다독여주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말이 전 국민의 가슴속에 각인되기를 바란다.

“먼 미래 지나가는 우리의 시간들을 보며 웃을 수 있기를…”

/이상명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