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두 번 망하면 일어서기 어렵다
[기고 칼럼] 두 번 망하면 일어서기 어렵다
  • 신아일보
  • 승인 2020.12.0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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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현 TAMS 대표
 

인생을 표현하는 수많은 비유법 중 ‘B와 D 사이의 C’라는 말을 좋아한다. 태어나서(Birth) 죽을 때까지(Death) 끊임없이 선택(Choice)을 해야만 하는 것이 인간의 업보다. 그런데 요즘 인간의 이런 업보를 남들보다 몇 곱절 더욱 무겁게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바로 장사가 안 돼 업종변경을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다. 장기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해 업종변경을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이들. 이들이 모두 올바른 선택으로 인생의 역전 만루 홈런을 터트리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인 것이 애석한 현실이다. 

업종변경에 대한 유혹은 장사를 하는 이들이라면 그 어느 때라도 맞닥뜨릴 수 있다. 신규 창업 후 장사가 안 될 경우나 선택한 아이템의 유행이 지나 매출이 떨어졌을 경우, 주변 상권에 경쟁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나 매출이 줄어든 경우, 간신히 유지는 되고 있으나 매출 상승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경우 등이다.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면 마음이 흔들려 현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다. 그래서 부랴부랴 업종변경을 하는 것인데, 업종변경이라는 것이 그리 쉽게 생각하고 접근 할 문제가 아니다. 

우선 업종변경을 고민 하는 사람들 중 장사를 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이들은 그 고민을 조금은 접어두길 바란다. 그런 시기가 책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장사에 대한 성패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을 1년으로 삼는다. 

네 가지 계절을 모두 겪어보고, 동네에 대한 파악이 완료되는 시점과 같다. 1년이 지났는데 매출이 오르긴 커녕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사람을 바꾸든 업종을 바꾸든 변해야 한다. ‘아니, 업종을 바꾸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사람을 바꾸라니?’라는 생각이 드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장사가 안 되면 아이템 탓, 상권 탓하기 바쁘다. 하지만 정작 장사가 안 되고 망하기 일보직전까지 간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누가’ 장사를 했기에 망하기 일보직전까지 왔는가 하는 것이다.  

상권이 안 좋은 곳에서도 장사가 잘 되는 곳은 많다. 아이템이 안 좋아도 게 중에서도 성공을 이뤄내는 이들이 있다. 그 누구라도 장사의 실패에 있어서 자신은 모두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장사가 망하는 집의 특징은 바로 ‘점주’ 혹은 ‘주인’에게 그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아이템도 아니고 상권도 아니고 자기 자신 때문이다. 장사가 안돼서 업종전환을 생각한다면, 그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우선시 돼야 한다. 업종이나 아이템 선택은 그 이후다. 자신의 어떤 점이 장사에 악영향을 끼쳤는지 면밀히 분석해서 변화해야 한다. 업종변경 전에 태도변경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앞서 업종변경이 쉽게 생각하고 접근해선 안 될 일이라고 주지 한 바 있다. 쉽게 판단하고 실행하면 두 번 망하게 되는 지름길을 걸을 수 있다. 한 번은 모르겠지만 두 번 망하게 되면 다시 회생하긴 어려워진다. 업계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망할 때 빨리 포기하는 것도 장사의 기술이다’라는 이야기. 정말 안 되겠으면 더 손실을 보기 전에 가게를 처분하는 것이 이득일 때가 있다. 기약 없이 붙들고 있다거나 말도 안 되는 엉터리 아이템을 창업하게 되면 돈도 잃고 열정도 잃고 삶에 대한 애착도 잃게 된다. 빨리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적게 잃을 때도 있는 법이다.      

경기가 날로 안 좋아지고 장사를 하는 것이 전혀 돈벌이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요즘의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참 고생이 많다. 돈에 쫓겨 마음만 급해지는 상황에서 무엇이 올바른 판단인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그럴 땐 필자가 오늘 말한 ‘자기 자신 돌아보기’와 ‘빨리 포기하기’를 한번 떠올려보기를.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이 말들이 그 누구에게는 ‘묘수’로 작용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임경현 TAM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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