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아트라스BX 소액주주 합병 반발…증권신고 반려 요청
[단독] 한국아트라스BX 소액주주 합병 반발…증권신고 반려 요청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12.0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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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 민원 제기…"국내 자본시장 퇴행, 악덕 대주주 민낯 드러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옥 전경.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옥 전경.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은 순수 지주회사에서 사업형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한국아트라스BX의 소액주주들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흡수합병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증권 신고서 반려를 요청했다.

앞서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배터리 전문 자회사인 한국아트라스BX는 지난 11월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한국아트라스BX 흡수합병 안을 결의했다.

2일 한국아트라스BX 소액주주에 따르면, 일부 소액주주는 지난 1일 금감원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지난 11월30일 제출한 증권신고에 대해 반려를 요청한 상태다.

한 소액주주는 금감원에 제기한 민원과 관련해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바로는 대주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아트라스BX를 흡수합병하면서 아트라스BX 자사주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의 교환에 대해 신주발행을 하지 않고 소액주주의 주식 교환에 대해서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신주를 발행한다”며 “이는 아트라스BX가 보유한 자사주가 소각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자사주 소각으로 인해 아트라스BX 주주가 누려야 할 주주가치 상승분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주와 함께 나누게 되는 것”이라며 “1250억원 규모의 소액주주 가치가 합병 이후 500억원으로 축소되는 것이며 그 차액은 대부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주주 조현범과 그 일가로 이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당확대, 자사주 소각, 감사선임 등 몇 년 간의 주주제안을 모두 무시하더니 이렇게 불공정한 합병을 감행해 선진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국내 자본시장을 퇴행시키는 악덕 대주주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합병 건은 자사주의 비중이 거의 60%에 이르는 특별한 사례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면 앞으로 대주주가 자사주를 활용해 소액주주에게 불공정한 합병비율을 정하고 이익을 편취하는 데 참고가 되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소액주주는 “삼광글라스,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 분할, 합병의 경우 삼광글라스 주주에게 불공정한 합병비율에 대해 금감원에 두 차례에 걸친 정정요청이 있었고 최종적으로 합병비율이 조정된 사례가 있다”며 금감원에 심도 있는 검토를 요청했다.

민원을 제기한 소액주주는 신아일보와 통화에서 “소액주주가 신주를 덜 배정받는 게 문제”라며 “회사는 주주들을 위한 척하지만 결국 신주를 빼앗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한국아트라스BX는 내년 1월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내년 4월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 비율은 1대3.39로 소멸법인인 한국아트라스BX 주식 1주당 존속법인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3.39주가 배정된다.

한국아트라스BX는 지난 11월30일 공시를 통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주뿐만 아니라, 한국아트라스BX 주주 입장에서 보통주 전체 주식과 한국아트라스BX가 보유한 자기주식에 합병대가가 배정되지 않아 주주가치 증대의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원을 제기한 소액주주는 “지금은 소액주주들이 개별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며 “앞으로 민원 내용을 조금 더 다듬어서 단체로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합병 결정과 관련한 이사회 결의 무효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합병에 대한 추가 반발을 예고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