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예금기관 기업대출 38조↑…코로나 충격 완화로 증가폭 '축소'
3분기 예금기관 기업대출 38조↑…코로나 충격 완화로 증가폭 '축소'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12.0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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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제조 중심 산업 생산성, 상반기보다 '개선'
작년 동기 증가액 20조5000억보다는 여전히 많아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증감액(기간중 말잔 증감, 조원, %). (자료=한은)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증감액(기간중 말잔 증감, 조원, %). (자료=한은)

올해 3분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다소 완화하면서 예금취급기관 기업대출 증가폭이 전분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 생산성이 높아진 영향을 받았다. 다만, 3분기에도 38조원 가깝게 대출이 늘어 작년 동기 20조5000억원보다는 강한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3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예금 취급 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총 1366조원으로 2분기 말보다 37조8000억원(15.4%) 불었다.

이번 통계는 법인기업과 비법인기업 대출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증가폭은 전분기 69조1000억원보다 축소됐지만, 작년 같은 기간 20조5000억원 대비로는 확대됐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 대출 증가폭이 28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증가액  47조2000억원보다 18조3000억원 축소됐다. 자영업자 비중이 큰 도소매·숙박・음식점업과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폭이 줄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서비스업 대출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관련 대출금이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매출실적 개선 등 영향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실제,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올해 1분기(-3.0%)와 2분기(-1.5%) 2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다가, 지난 3분기에는 1.9% 상승하며 증가세로 전환됐다. 

제조업 대출 증가폭은 2분기 17조2000억원에서 3분기 5조8000억원으로 11조4000억원 축소됐다. 한은은 상반기 제조업 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업황 부진이 완화되는 등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가운데서는 화학·의료용제품 등 대출이 감소세로 전환됐고, 자동차·트레일러 등은 증가폭이 축소됐다. 제조업 생산지수는 올해 1분기 0.1% 증가에서 2분기 7.5% 감소로 전환됐지만, 3분기에 다시 6.1%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출 용도별로는 운전자금 대출 증가폭이 2분기 52조1000억원에서 3분기 24조4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시설자금 역시 3분기 13조4000억원 증가하면서 2분기 증가액 17조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운전자금은 원재료비나 제품가공비, 시설자금은 공장용지·건물 구입비와 기계 설비 구입 비용 등을 포함한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업 및 자영업자들이 당장 버티기에 필요한 자금 수요가 컸지만, 하반기 들어 이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송재창 팀장은 "운전자금 대출은 상반기 중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자금 수요 둔화 등 영향으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며 "다만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되면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증가 규모가 컸다"고 말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에서 3분기 말 대출금 잔액이 전 분기 말보다 20조4000억원 늘었고,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에서 17조3000억원 증가했다. 

송 팀장은 "4분기 대출 동향이 어떻게 될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8·9월 경 코로나19가 재확산 됨에 따라 소규모 업체를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다시 늘고 있고, 10월 중 기업대출 증가폭이 확대되는 동향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