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빵보다 용기가 필요할 때
[기자수첩] 빵보다 용기가 필요할 때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0.12.02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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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빵' 발언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해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아파트가 하루아침에 지어지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최악의 전세난을 지켜보는 주무부처 장관의 답답함을 토로한 말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악의 전세난을 직접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주무부처 장관이 할 말은 아니다.

현재 전세난은 계속해서 극심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전셋값 상승률은 2013년 10월(0.68%)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고치인 0.66%를 기록했다.

올해 전국 주택 전셋값 상승률은 1월 0.28%로 시작해 △2월 0.21% △3월 0.19% △4월 0.11% △5월 0.09%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다 6월 0.26%로 껑충 뛰더니 △7월 0.32% △8월 0.44% △9월 0.53%까지 상승세를 키웠다. 이후 10월(0.47%) 추석 연휴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다소 줄었지만, 11월에는 결국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전셋값 고공행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저금리 유동성이 늘면서 만성적인 물량 부족인 전세 시장에 돈이 밀려 들어왔고,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매물은 더욱 부족해졌다. 또, 3기 신도시 대기 수요자들의 전세 수요가 늘면서 내년 전셋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정부는 극심해지는 전세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19일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국민들은 11.19 전세 대책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한 방송사의 의뢰로 지난달 20일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 11.19 전세 대책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54.1%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렇게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11.19 전세 대책이 '호텔 개조 원룸'까지 끌어모은 정부의 '영끌 공급' 대책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카드로 내세운 3기 신도시와 중형 임대주택 등이 공급되는 시기는 빨라야 오는 2025년경이다. 이때까지 효과적인 단기 공급책이 나올 수 없다면, 전세난을 불러일으킨 부동산 규제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 임대차법 등을 3기 신도시 입주까지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추구하는 부동산 시장의 중기 균형과 안정을 위해 스스로 한발 물러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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