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분으로 돈 줬을뿐 대가성 없어”
“친분으로 돈 줬을뿐 대가성 없어”
  • 김두평기자
  • 승인 2009.06.2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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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공판…검찰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
정·관계 로비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평소 친분이 있는 분에게 후원한다는 생각에서 돈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홍승면) 심리로 23일 열린 공판에서 박 전 회장은 “검찰의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하지만 편의를 제공받는 등 대가를 바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전 회장 측은 “청와대에 (박 전 회장의)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국세청장에 대해 좋게 이야기를 해달라는 의도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금품을 전달했다”면서도 “편의 제공 의도는 없었고 실제로 김 전 청장은 (국세청장으로)임명도 안됐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 측은 또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상품권을 전달한 사실은 있으나 인사청탁이나 태광실업의 편의를 봐달라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다만 3억원은 정 전 비서관이 도와달라고 해서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태광실업은 내 모든 것을 바친 회사”라며 “태광실업을 통해 개인·사회적으로 많은 것을 이뤘고 (앞으로도) 태광을 통해 국가·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건강악화로 입원 치료를 받은 박 전 회장은 이날 협심증 재발 위험성이 있고 요추 부분에 재수술이 필요한다는 병원 소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박 전 회장은 이날 수척해진 모습으로 법정에 등장, 법정 경위의 부축을 받아 절뚝 거리며 피고인석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으며 공판이 끝난 뒤에는 피고인 통로를 통해 휠체어를 타고 나갔다.

박 전 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은 다음달 7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25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