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과열 우려에도 전문가 "내년 우상향 가능성 높아"
증시 과열 우려에도 전문가 "내년 우상향 가능성 높아"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12.0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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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상승 뒷받침할 펀더멘털 부족에 단기 조정 불가피
투자자예탁금·외인 자금 유입 지속에 추세적 흐름 지속
대체 투자처 부동산 매력↓…유동성 증시 편입 가능성↑
코스피가 사흘 만에 하락한 지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사흘 만에 하락한 지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주 263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가 이번주 초반 소폭 하락하며 증시 조정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간의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시현 매물이 출회되며 다소 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투자자예탁금이 증가하고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증시는 내년까지 우상향 기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또 부동산 관련 규제로 마땅한 대체 투자처가 없어진 상황도 이런 '증시 낙관론'에 힘을 보탠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2.11p(1.60%) 내린 2591.34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지난 27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2633.45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점이었던 지난 3월19일(1439.43)대비 82.9% 급증했다. 그러나 이후 지수는 그간의 상승에 따른 차익 시현 매물이 출회되며 다소 하락했다. 

증시의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버핏 지수'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지난 30일 기준 현재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견준 전체 상장사 시가총액(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합산)의 비율은 110.9%를 기록했다.

GDP 대비 시총 비율은 증시가 역사적 평균 대비 고평가됐는지 저평가됐는지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즐겨 사용한다고 알려지면서 흔히 버핏 지수로 통용된다. 버핏은 미국 증시를 판단할 때 이 지수가 80% 미만이면 저평가, 100% 이상이면 고평가 국면이라고 봤다. 이전 강세장 가운데 최고치는 코스피가 직전 고점을 기록했던 2018년 1월 29일의 106.4%(2018년 GDP 기준)였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과열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문가들은 앞으로 일정 기간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예측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재유행 강도나 기간이 생각보다 심각해지고 있는 등 국내 펀더멘털(기초체력)과 현재 주가 사이에는 괴리가 있기 때문에 과열에 따른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며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완화했던 유동성도 향후 계속 확장하긴 어려울 것이란 점에서 우려는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 증시는 조정폭이 제한되면서 상승추세를 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저금리 기조에 부동산 관련 규제로 마땅한 투자자산을 찾지 못한 개인 자금이 증시 주변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2조95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일(53조3452억원) 대비 18% 늘어난 수치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언제나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개인 순매도 금액보다 투자자예탁금 증가액이 더 높다"며 "이는 개인들이 증시를 완전히 떠난게 아니라, 다시 들어올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석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 증시 상승을 뒷받침 할만한 경제 회복 상황이 크지 않기 때문에 증시가 오르는 과정에서 한번은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국내에서는 부동산 관련 규제가 많이 생기면서 부동산이 투자처로서 제약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개인 자금도 빠져나갈 만한 데가 마땅치 않기 않아 증시 주변에 머무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앞으로도 일정 기간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증시 하단을 지지한다. 

이은택 연구원은 "향후 달러화의 추가적인 약세가 예상되고, 지난달 15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체결한 뒤로 우리나라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임을 의미한다"며 "각종 리스크가 주가 조정을 만들 순 있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