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젊어진 재계 총수, 달라질 협력 경영
[기자수첩] 젊어진 재계 총수, 달라질 협력 경영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0.1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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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송창범 기자
산업부= 송창범 기자

2018년 5월 LG그룹 구본무 회장, 2019년 4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2020년 1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그리고 지난 10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까지.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끈 재계 거인들이 1년여의 시차를 두고 한 명씩 영면에 들었다.

유일했던 1세대 신격호 회장마저 별세하면서 기업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창업가들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어 이건희, 정몽구, 구본무로 대표되는 오너 2세들 또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켜 놓은 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1세대가 마련한 사업에 자신 만의 혁신경영을 투입, 대한민국 부흥을 일으켰던 이들이 떠난 자리는 이제 그의 아들들인 3~4세가 이끌게 됐다.

4대그룹의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이 대표다. 이에 더해 최근 인사를 통해 등극한 한화, GS, LG, 코오롱도 3~4세를 전면에 내세우며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이 한화솔루션 대표로 취임했다. GS는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 허철홍 GS칼텍스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LS는 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 구본혁 LS니꼬동제련 부사장이 계열사 CEO에 올랐다. 코오롱은 이웅렬 전 회장의 장남 이규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90년대부터 20여년 간은 기업 2세들이 이끈 ‘중흥기’였다. 그렇다면, 2020년대를 이끌 이들 젊은 총수들은 혁신경영에 속도를 내 ‘전성기’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만만치 않다. 이재용 부회장은 아버지 별세 후 국정농단 재판 등 사법리스크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SK와의 특허분쟁으로 인한 소송전 해결 과제를 안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과 조현준 효성 회장은 각각 이혼소송과 횡령‧배임혐의 재판이 발목을 잡고 있어 골치다.

이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생각지 못한 환경이 이들의 경영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들이 선택한 것은 무엇일까? 4대 그룹 젊은 총수들은 최근 잇따른 회동을 가졌다. 재계 현안을 논의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비공식 회동이었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위기극복 해결책으로 총수들끼리 ‘협력’과 ‘소통’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한 총수들 간 ‘배터리 회동’도 있었다. 그룹 간 협력 분위기가 강화되는 긍정적인 신호로 분석됐다.

총수로써 무게를 잡던 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행보다. 성장기를 만들며 분투했던 아버지들과 달리 전성기 시대를 만들기 위해 ‘협력’을 선택한 2020년대 새로운 총수들을 기대해 본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