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바이든 당선 후 해외공관에 '자극하지 말라' 단속"
"北, 바이든 당선 후 해외공관에 '자극하지 말라' 단속"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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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회 정보위 현안보고… 北, 대미관계 두고 신중 기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평양의대 당위원회의 범죄 행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조선중앙TV 화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평양의대 당위원회의 범죄 행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조선중앙TV 화면)

국가정보원은 2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후 북한이 대미관계를 두고 신중한 대응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코로나19 방역과 경제난 속에서 간부나 환전상을 처형하는 등 비합리적 조치를 자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병기 의원과 국민의힘 간사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정보위 현안보고에서 "북한은 해외 공관에 '미국을 자극하는 대응을 하지 말라'며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대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기의 친분관계가 무용지물이 되고 영점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데 대한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 대통령이 북한 김 위원장을 면담을 언급한 것에 대해 정상회담 성사를 기대하기도 한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북미 대화파'가 포진한 대미 외교라인(인맥)을 교체하지 않은 것을 들어 남북 대화보단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MB)과 관련된 동향은 있지만, 이것이 도발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알렸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내년 정초에 개최하겠다고 예고한 8차 당대회에서 열병식을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 미국의 신 행정부에 대해 군사적 과시를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게 국정원 주장이다.

국정원은 또 코로나19 방역과 경제난 등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상식적이지 않은 조치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말 환율 급락을 이유로 평양의 거물 환전상을 처형하고, 지난 8월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물자반입금지령을 어긴 핵심 간부가 처형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바닷물이 코로나로 오염되는 것을 우려해 어로와 소금 생산까지 중단했다. 북한과 중국의 교역 규모는 지난 1∼10월 5억3000만 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에서의 물자 반입 중단으로 설탕과 조미료 등 식료품값이 4배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 의원은 김 위원장에 대해 "외부 물자를 안 받고 스트레스가 높다 보니 감정 과잉이나 분노 표출도 종종 있고, 그러다 보니 비합리적 지시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국내 제약회사의 백신 정보에 대한 해킹 시도를 했으나, 남측은 이를 잘 막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