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두산인프라 인수로 '퀀텀점프' 기대
현대重, 두산인프라 인수로 '퀀텀점프' 기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11.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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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본입찰 참여해 유력 인수 후보 떠올라
규모의 경제와 경쟁력 강화 시너지 상승 예상
KT의 5세대(G) 기술을 접목한 현대건설기계 무인지게차 시연 모습. (사진=현대건설기계)
KT의 5G(5세대) 기술을 접목한 현대건설기계 무인지게차 시연 모습. (사진=현대건설기계)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시너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에 뛰어든 현대중공업그룹은 유력 후보로 거론된 가운데, 결과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도 두산인프라코어와 무인자동화, 전동화 공동 연구개발(R&D)에 대한 경쟁력 제고를 자신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전날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참여를 위한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와 컨소시엄을 꾸린 현대중공업지주는 예비입찰에 뛰어들었던 GS건설, 유진그룹과 함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사모투자펀드(PEF)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꾸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GS건설은 본입찰에 뛰어들지 않았다. GS건설은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인 DICC의 소송에 따른 우발부채를 우려해 본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DICC 기업공개(IPO)와 동반 매도 청구권 행사 무산 등에 따른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법원은 1심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에서 FI가 승소해 내년 초 대법원 판결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패소하면 8000억원에서 1조원 가량의 우발채무를 떠안게 된다.

GS건설은 완전히 인수를 포기한 건 아니지만, 두산인프라코어가 가진 불확실성의 해소 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S건설의 본입찰 불참으로 현대중공업지주는 유력 후보로서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유진그룹도 강력한 인수 후보 중 한 곳으로 꼽히지만 그룹의 재무여력과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하면 현대중공업지주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그룹이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건설기계 시장은 현대건설기계와 볼보건설기계의 빅2 체제로 재편된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현재 6위인 스웨덴 볼보건설기계(4.6%)와 비슷한 수준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영국 건설 중장비 미디어그룹 KHL이 발표하는 ‘옐로우 테이블’에 따르면 현재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각각 1.5%(20위), 3.3%(9위)다. 두 회사가 합하면 점유율은 볼보건설기계 보다 높은 4.8%가 된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2월 수소연료굴삭기 개발에 나섰다. 현대건설기계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와 손잡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한 굴삭기를 개발해 오는 2023년부터 관련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또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5월 KT와 함께 ‘5세대(G) 기반 스마트 건설기계·산업차량 솔루션 공동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대건설기계의 무인지게차 원격 관제·제어 등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1월 미래 건설현장 통합관제솔루션 ‘콘셉트-엑스(Concept-X)’를 성공적으로 시연하기도 했다. 콘셉트-엑스는 드론을 통한 지형 측량, 데이터 자동 분석, 무인 건설기계와 관제센터 운용 등의 과정이다. 올해 5월에는 시공 측량과 토공량 계산을 1∼2일 내에 끝내 생산성을 높이는 스마트 건설 솔루션 ‘사이트클라우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해져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무인자동화나 전동화 등 공동 연구·개발(R&D) 통해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