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총수 중심 체질개선·안정화…인사시즌 돌입
4대그룹, 총수 중심 체질개선·안정화…인사시즌 돌입
  • 송창범 기자,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11.22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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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승진, 젊은피 수혈 예상…변수는 사법리스크
정몽구 지킨 부회장 세대교체…정의선 오너십 강화 관건
최태원, 안정적인 인사기조 유지…ESG기조 반영된 인사
홀로서기 구광모 또 쇄신할까…'빅4' 부회장 거취에 촉각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사)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의 연말 인사에 재계의 이목은 집중될 전망이다. 각 그룹은 3, 4세 경영을 본격화한 만큼 체질개선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이사회 개최에 맞춰 인사를 실시하는 LG를 신호탄으로 4대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이어진다.

삼성과 현대차, LG는 각각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사를, SK는 그룹을 이끌어온 최태원 회장 중심의 안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은 예년처럼 12월 초 정기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2020 인사’는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로 1월말 실시됐지만, 이를 제외하면 보통 12월 진행해 왔다. 특히 ‘2021 인사’는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실시되는 첫 인사라는 점에서 어떤 변화를 줄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인사다. 4대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회장 직함을 달지 않은 만큼 회장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지만,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등 사법리스크가 내년까지 예정돼 있다는 점이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회장, 고동진 무선사업(IM) 부문 사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등의 거취도 관심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유임 가능성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 부회장 체제가 완전히 이뤄진 만큼 변화를 선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3년째 변화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미래전략실 해체 후 실질적인 2인자 역할을 해온 김기남 부회장의 거취가 관심사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오른 첫 해로 변화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정몽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만큼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정몽구 회장의 곁을 지킨 부회장들 중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등이 남아 있다.

정의선 회장은 ‘모빌리티 혁신’을 강조해 온 만큼 이번 인사에서 자신을 지켜온 경영진들을 부회장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과 함께 모빌리티 혁신을 함께 한 임원들은 이원희 현대차 사장, 하언태 국내생산담당 사장, 김걸 기획조정담당 사장, 공영운 전략기획담당 사장, 이광국 중국사업 총괄 사장 등이 꼽힌다.

SK 인사는 12월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4대그룹 중 가장 빨리 세대교체(1999년)를 이루며 자리를 잡은 최 회장은 코로나19 위기 속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할 전망이다.

실제 사장단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동현 SK(주) 대표이사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은 올해 재선임 됐고,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해 임기를 시작했다.

다만 사장 이하 임원들에 대해선 최 회장이 강조해 온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 환경‧사회적책임‧기업지배구조) 경영’ 기조가 반영된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대그룹 가운데 이달 말 가장 빠르게 인사를 단행할 LG는 구광모 회장의 홀로서기에 맞춘 인사에 촉각이 세워진다. 취임 3주년을 맞아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숙부인 구본준 LG 고문이 계열 분리해 나간다는 점이 변수다.

오는 26일 이사회를 통해 확정될 ‘LG상사 그룹’ 계열분리와 LG에너지솔루션 출범에 따른 조직개편으로 인사는 생각보다 크게 이뤄질 수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미 LG는 큰 틀의 조직개편 작업은 마무리된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취임 후 2년 연속 대대적인 최고경영진을 교체하는 쇄신인사를 해온 만큼 올해는 변화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LG ‘빅4’ 부회장인 권영수 LG 부회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은 유임이 유력하다.

재계 관계자는 “4대그룹 총수가 모두 40~50대로 젊어진 만큼 전반적으로 사장단 등 임원진도 세대교체에 무게가 실린다. 안정보다는 체질개선 쪽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