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밀농업, 잠재성 큰 기회 될 수 있다
[기자수첩] 정밀농업, 잠재성 큰 기회 될 수 있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1.19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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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전 좋은 기회로 미국의 대표 콘벨트(Corn Belt)로 꼽히는 아이오와(Iowa) 지역을 둘러본 적이 있다. 아이오와주는 캘리포니아주 다음으로 옥수수와 대두(콩) 등 생산이 많아 ‘미국 제2의 곡식창고’로도 유명하다. 여기서 한 농가를 만났는데, 재배한 농지만 160여만평에 달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제곱킬로미터) 두 배에 가까운 크기다. 더 놀라운 점은 수확 등 농번기 때 간혹 파트타이머를 고용할 때를 빼곤, 평상시에는 자신을 포함한 가족 4명만이 농지 전체를 관리한다고 했다. 

광활한 농지를 어떻게 최소의 인력으로 운영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그는 ‘경제성’에 답이 있다며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와 ‘정밀농업(Precision Farming)’을 얘기했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쉽게 얘기해 ‘빅데이터’를, 정밀농업은 최적의 수확과 산출을 목표로 농작물 재배에 첨단기술과 결합한 영농법을 적용한 것이다. 최근 들어 농업계에서 부쩍 회자되는 ‘자율주행 농기계’, ‘스마트팜’도 정밀농업의 한 부류다.

미국은 이미 2000년대 후반부터 트랙터 등에 무인운전·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했고, GPS와 자동주행 콤바인으로 수확과 동시에 작물 품질과 생산량을 실시간 입력하며 데이터를 쌓고 있다. 최근에는 GPS 시스템으로 농지를 센티미터(㎝) 단위로 세분화하는 기술까지 발달하며, 각 구역마다 토질·수분 등 특성에 따라 종자와 비료를 정확히 투입하고 불필요한 손실을 줄여 경제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국내도 뒤늦게나마 정밀농업에 눈을 뜨고 있다. 농가인구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지만 고령화는 심화되고, 농사지을 땅은 갈수록 줄어들면서 필요성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인구는 224만명으로 50년 전인 1970년의 1442만명보다 85% 급감했다. 하지만, 65세 이상 고령농은 전체 농가의 절반을 차지했다. 경지면적은 1975년 224만헥타르(㏊)에서 지난해 158만㏊로 30% 줄었다.  

대동공업·LS엠트론 등 대형 농기계 기업들도 바빠졌다. 대동공업은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자율주행 직진자동이앙기를 선보인데 이어, 올 2월에 한 단계 진화한 6조 직진자동이앙기를 내놓으며 자율주행 농기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4년까지는 재배환경 인식과 군집주행, 정밀농업이 가능한 농기계 제조는 물론 빅데이터 기반의 농작물 재배 솔루션까지 영역을 넓혀, 스마트 농업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LS엠트론은 지난해 업계 최초의 자율주행 트랙터를 개발한 데 이어, 이달 초 독자 기술로 자율주행은 물론 로터리·쟁기 작업까지 가능한 자율작업 트랙터를 선보였다. LS엠트론은 2023년까지 장애물 감지·회피까지 가능한 무인트랙터 3단계 프로젝트를 완료할 계획이다. 

국내 농업의 대내외 환경은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1차 산업인 농업이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결합한다면, 큰 잠재성을 지닌 미래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은 커지고 있다. 정밀농업이 한국 농업에 새로운 동력을 가져다주는 밀알이 되길 바란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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