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과 융합 기술이 뜬다
녹색과 융합 기술이 뜬다
  • 문경림기자
  • 승인 2009.06.21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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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IT쇼서 삼성,LG,KT,SK 등 관련 기술.제품 선보여
지난 20일 막을 내린 ‘월드 IT 쇼(WIS) 2009’는 녹색과 융합 기술의 잔치였다.

국내 최대 규모의 통합 IT 전시회인 월드IT쇼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등 우리나라 IT 대표주자들이 녹색 IT 기술과 제품, 컨버전스 서비스 등을 일제히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유해물질 사용을 최소화하고 기존 LCD TV 대비 소비전력이 절반 가량 낮은 초절전 친환경 LED TV, 태양광을 이용해 충전 가능한 휴대폰, LG전자는 옥수수 전분의 친환경 소재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폰 등으로 그린 IT 기술의 진수를 과시했다.

통신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통신 시장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SK텔레콤과 KT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다양한 녹색과 융합 신기술을 뽐냈다.

그러나 이통 시장의 한 축을 이루는 LG텔레콤은 이번 잔치에 불참, 궁금증을 자아냈다.

SK텔레콤은 ‘그린 모바일, 그린 어스’를 앞세웠다.

자사 부스를 그린 차량·머니·테크놀러지·캠페인·스토어·오피스·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 등으로 나눠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했다.

또 ‘아름다운 재단’과 공동으로 현장에서 관람객의 중고 휴대전화를 수거하고, 선물을 주는 캠페인도 벌였다.

SK텔레콤의 대대적 공세에 맞서 KT도 그린 부스를 설치했다.

그러나 “그린 IT의 리더로서 녹색선진국 건설을 촉진하고, 녹색기술 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실현하기 위해 친환경 패러다임이 반영된 그린 프로젝트 추진하겠다”는 사측의 경영 방침을 알리는 수준에 그쳤다.

KT 관계자는 “KT는 이미 통신인프라와 KT 근무환경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으로 2013년까지 국가 탄소 배출량의 2%를 감소하고,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신성장 서비스 개발, KT 건물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린 IT라는 것은 전시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KT는 현재까지 건물 설계 등 여러 방면에서 그린 IT 정책을 실천해 왔다”며 “이 때문에 새삼스럽게 그린 IT 관련 콘텐츠를 크게 준비할 것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KT는 합병 이후 처음 참가한 이번 전시회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그린 IT보다는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컨버전스 기술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새로운 서비스인 쿡&쇼 결합서비스를 비롯한 쿡 TV, 쿡 인터넷전화의 융합서비스 모델 시연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단순 음성통화뿐 아니라 홈 ATM, 교통과 증권정보, 홈 모니터링 등 생활편의 서비스와 멀티미디어 기능을 제공하는 차세대 인터넷전화인 스타일폰, 유무선간 이동시에도 끊김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고 위젯을 통한 무선데이터 서비스 활용이 가능한 쇼 무브 서비스, TV화면을 클릭하면 콘텐츠와 관련된 정보조회와 전자 상거래까지 가능한 쿡 TV ‘클리어스킨’ 서비스를 시연했다.

이와 함께 화상통화를 이용해 원격으로 로봇청소기를 제어하는 ‘쇼 로봇청소기’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문은 모바일과 자동차 시장의 결합이었다.

KT와 SK텔레콤은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MIV(Mobile in Vehicle)’ 기술을 경쟁적으로 선보여 ICT 산업과 자동차산업을 융합한 지능형 자동차 시장의 격전을 예고했다.

KT는 전시장에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를 가져다 놓고 휴대전화를 이용한 차량 진단과 제어 서비스를 시연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동차 열쇠가 없어도 원격으로 문 열림·잠금, 트렁크 열림·닫힘, 사이드미러 접힘·폄 등이 가능하다.

또 ‘주행중 자동잠금’ 설정이나 경고음 작동 설정 등을 바꿀 수 있으며, 엔진·변속기·냉각수·엔진오일·발전기 등의 진단을 통해 차량 이상 여부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에코 드라이빙 기능이 포함돼 운전자 주행 습관 분석을 통한 경제운전 점수, 안전운전 점수와 급가속, 평균속도 등의 통계 자료도 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에쿠스, 제네시스, 쏘나타 주요 모델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앞으로 출시되는 신차와 기아차에도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또 단말기의 경우 삼성전자 SPH-W5200과 SPH-W5700에 우선 적용, 연말까지 장착 단말기를 5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SK텔레콤도 MIV 기술을 적용한 르노삼성자동차의 SM7 모델을 통해 차량제어, 차량 감시와 도난 추적, 실시간 길안내뿐 아니라 음악,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는 컨버전스 서비스를 시연했다.

아무리 원거리에 있더라도 인터넷이 사용 가능한 곳에서는 모두 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의 모바일 텔레매틱스 기술은 내년 7월에야 상용화될 것으로 알려져 일단 상용화 승부에서는 KT가 첫승을 거뒀다.

아직까지 상용화를 이루지 못한 SK텔레콤은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생산업체들과 제휴해 출고 전 차량에 장착을 가능케하고, 일반폰에서도 구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모바일 텔레매틱스’ 시장의 최후 승자는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SK텔레콤과 KT가 통신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