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與, 극렬 지지자 좋아하는 후보 낼 것… 진흙탕 싸움"
금태섭 "與, 극렬 지지자 좋아하는 후보 낼 것… 진흙탕 싸움"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1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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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편 가르기와 열성 지지층만 보는 정치에 중독"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년 남짓 임기가 남은 문재인 대통령이 허수아비가 되니, 지켜봐달라며 합리적 이미지로 알려진 정치인을 후보로 내지 않고 극렬 지지자가 좋아하는 후보를 낼 것이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국민의힘 초선 모임 초청 강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는 뜻을 알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금 전 의원은 "담당할 역할이 있다면 고민할 것"이라며 "강연에서 최종적인 결심을 말할 것은 아니지만, 결심하면 말하겠다"고 전했다.

금 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는 보통의 경우이고, 정상적 경우라면 행정가를 뽑는 선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내년 선거는 가장 정치적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자신들이 저지른 오류를 인정하기 싫고 고집부리는 것이 지지층 결집에 도움된다고 생각해 여러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이것을 깨려면 저는 저만의 역할을 찾을 것이지만, 국민의힘은 국민의힘 역할을 찾아 소통하고 서로 협력하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생각에 대해선 "바로 입당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 후 대통령 선거의 여러 과정이 있을 텐데, 야권은 생각이 다른 부분을 접어놓고 '최대 공약수'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의 여당 전략을 언그한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 입장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부각했다.

자신의 탈당 이유에 대해선 "(국민은 여당이 야당을) 친일파·토착왜구라고 하며 죽창가를 부르는 데 염증을 느끼고 있다"며 "통합의 정치가 이긴다. 민주당이 편 가르기하며 진영 논리에 편승한 게 탈당의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당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언론 탓, 이전 정권 탓 등 남 탓만 한다"며 "민주당의 극렬 지지자는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찾아다니며 댓글 공격과 폭탄 문자를 보낸다"고 질타했다. 덧붙여 "야권에서는 우리도 저렇게 해보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이길 수 없다"며 "편 가르기를 하고 서로 공격을 퍼붓는 것은 저들의 게임"이라고 말했다. 

또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불리는 분은 야당이 이기고 복수할 것을 원하겠지만, 선거는 지지층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며 "고정 지지층은 여당이 많아서 지지층만 보는 싸움은 (야당의) 백전백패"라고 짚었다.

금 전 의원은 "스윙보터(swing voter)라고 하는 중도층에서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 분들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정감으로 팽팽한 대치 구도에서 승리한 진영은 대부분 통합을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지만, (대선에서) 유세를 다닐 때 말씀만 하면 통합을 내세웠다"며 "야당이 승리한다는 것은 기존 질서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두려움도 따른다. 두려움 없이 승리하려면 안정감을 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금 편 가르기와 열성 지지층만 보는 정치에 중독돼 있어 내년 선거와 내후년 선거에서 집토끼의 마음을 건드릴 것"이라며 "(여당은) 내년 선거가 투표율이 떨어지는 보궐선거라서 진흙탕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이어 "여당은 야당에 계속 싸움을 걸고, 정치판을 시끄럽게 할 것"이라며 "그럼 정치에 관심 없는 분은 염증을 느끼고 투표장에 안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민주당의 전략이 먹히면 양쪽 열혈 지지층 결집도가 높아지고, 어느 쪽이 열혈 지지층을 투표장에 더 데리고 나올까에 따라 선거 결과가 결정될 것이란 주장이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이 원하는게 이 싸움"이라며 "야권에서도 지지층을 결집하는 전략을 쓰면 진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금 전 의원은 "야권은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며 "구호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같은 사람을 임명했으니 우리도 집권하면 저런 사람을 임명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범야권에서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선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 전 의원은 "윤 총장은 훌륭한 검사라고 생각하지만, 저도 검찰에서 12년 근무하고 나왔는데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조직에 있다 보면 시야가 좁아진다"며 "정치는 넓게 봐야 하고 타협해야 하는 일인데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바로 정치권에 들어오면 실력 발휘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