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해’ 단독 표기 주장 근거 사라져…IHO, 명칭 대신 번호 표기 합의
‘일본해’ 단독 표기 주장 근거 사라져…IHO, 명칭 대신 번호 표기 합의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11.1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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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O 총회 ‘일본해’ 단독표기 해도집 변경키로
(사진=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아르헨티나 매체 위켄드가 '일본해'(왼쪽) 표기를 '대한해협'으로 바꾼 사진으로 지난해 12월 12일 촬영됐다. (사진=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일본해’ 단독 표기 주장의 근거가 사라질 전망이다.

세계 각국 바다의 명칭을 표기할 때 기준으로 삼는 국제수로기구(IHO) 표준 해도집에 ‘동해’ 및 ‘일본해’와 같은 이름 대신 번호로 표기하는 신규 방식이 도입된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국제수로기구(IHO) 회원국들은 지난 16일 화상 총회 ‘S-23의 미래에 대한 비공식 협의 결과 보고’ 토의에서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개정판인 ‘S-130’을 도입하기로 했다.

개정판의 주요 내용은 바다의 이름을 명칭 대신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하로 한 것이다.

1929년 초판에서 ‘S-23’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고 일본은 그동안 이를 근거로 동해가 아닌 ‘일본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에 한국 정부는 1997년부터 ‘동해’ 병기를 주장해 왔으나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후 2017년에 4월에 와서야 IHO 총회를 열어 북한을 비롯한 일본과 이와 관련한 비공식 협의를 이어갔다.

그간에는 남북한과 일본 간 커다란 의견 차만 확인했지만 IHO가 명칭 대신 고유번호로 표기하는 방식을 제안하면서 협의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IHO에 따르면 기존 ‘S-23’은 출판물로만 공개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IHO 사무총장 보고서상 제안에서도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기 위해 기존에 나온 출판물로서만 공개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앞으로 ‘S-23’은 추가로 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HO는 총회 결과를 회원국에 회람(서면)한 뒤 12월1일 즈음 최종 발표된다.

다만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이번 IHO 총회에서 ‘일본해’ 표기를 단독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지침을 이어가는 방안이 승인된 것”이라며 “아날로그 방식 표기인 ‘S-23’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간부 관계자는 “일본으로서는 쟁취해야 할 부분을 확실하게 쟁취하는 것이 가능했다”며 ‘일본해’ 정당성 호소 성공이라는 제하의 분석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요미우리는 또 “‘동해’나 ‘일본해’ 대신 고유번호로 해역을 표시하는 디지털판 해도 작성 방침도 이번에 함께 결정된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무총장이 한국의 주장을 일정하게 배려했기 때문”이라는 일본 외무성 관계자의 주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측의 ‘일본해’ 명칭이 유지된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른 완전한 왜곡 보도”라고 반박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