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각국 GDP 큰 폭 반등 전망…코로나 사태 '기저효과'
내년 각국 GDP 큰 폭 반등 전망…코로나 사태 '기저효과'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11.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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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유동성 공급으로 빠른 회복 가능성
과도한 기대·자산가격 고평가는 경계해야
2019~2021년 세계·한국·미국·일본 경제 성장률 시장 예상치 분포. (자료=블룸버그·IBK투자증권)
2019~2021년 세계·한국·미국·일본 경제 성장률 시장 예상치 분포. (자료=블룸버그·IBK투자증권)

올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 효과로 내년 세계 주요국 경제 성장률이 큰 폭으로 반등할 전망이다. 각국 정부가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과거 경제 위기 때보다 빠른 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과도한 회복 기대와 자산가격 고평가는 경계해야 할 요소로 지적된다.

17일 IBK투자증권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블룸버그가 집계한 내년 세계 성장률 시장 예상치는 5.3%다. 

한국 성장률은 3.4%로 예상됐고 △미국 4.0% △일본 2.5% △유로존 4.8% △중국 8.1%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률이 급락한 반면, 내년 성장률은 기저 효과로 인해 최근 몇 년 새 볼 수 없던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올해 주요국(G7) GDP(국내총생산)는 경제 봉쇄 조치에 따라 1년 전보다 20~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봉쇄 조치에 따른 부문별 소비도 30~35% 수준 줄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올해 전 세계 코로나19 사태는 경제 봉쇄와 이동 제한 등 정책 반복으로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경제지표의 단절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과거 경제 위기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자산시장에 과도한 기대와 과속이 반영돼 있음을 우려했다.

물론,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시에도 이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2009년 하락 전환한 뒤 이듬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0%와 25%씩 급반등한 바 있다. 

그러나 과거 금융위기 당시 주가는 위기 이전 수준 회복까지 2년 이상이 소요됐다. 올해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반년 이내에 코로나 이전 주가를 회복했다는 점에서 속도에 차이가 크다.

반년 안에 대부분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한 주가. (자료=블룸버그·IBK투자증권)
반년 안에 대부분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한 주가. (자료=블룸버그·IBK투자증권)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는 유례없는 유동성 공급과 과거 위기국면에서의 주가 흐름에 대한 학습효과가 합쳐진 결과"라며 "실물 부문의 수요가 거의 사라짐에 따라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더 심화됐다"고 말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IMF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유로존 등 대부분 국가에서의 자산가격은 실물 부문과의 괴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더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BIS(국제결제은행)도 지난 3월 이후 S&P 500 반등의 절반 정도는 미국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저금리에 의한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현재 문제점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의 연간 성장률은 올해 기저효과에 따라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반등이 코로나 위기 이전 추세로의 복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의 전례 없는 유동성 공급과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나온 이후 형성된 저금리 기조에 자산 시장 가격만 반등하면서 실물과 금융 간 괴리, 빈부 격차는 지속 확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정 연구위원은 "급격한 자산가격의 상승 국면에서 레버리지 투자 확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문제는 이로 인해 유동성에 휘둘리는 시장 흐름이 가속되면서 끊임없이 불안감을 야기시킨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회복의 'K'자형 전개 양상도 지적했다. 일례로 GDP 대비 신용융자잔액 비율 역시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지만, 경기 펀더멘털에 해당하는 경상소득은 급격한 등락 없이 평탄한 기울기로 늘어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피해가 모든 계층과 산업별로 고르게 반영된 것이 아니듯,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시작된 경제 회복도 매우 불균형한 상황"이라며 "이런 불균형 회복세는 내년 회복 과정에서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