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보선공천·전세대란 거듭 사과… "왜 이런 고민 제 앞에"
이낙연, 보선공천·전세대란 거듭 사과… "왜 이런 고민 제 앞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1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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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관훈토론회서 정치 향방 피력… "보선서 비전 제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집권당의 책임 의식을 가지고 서울·부산의 미래 목표를 내놓고, 시민의 선택을 받겠다"며 내년 재·보궐선거 사활전을 예고했다.

이같은 향방은 자신이 직면한 차기 대통령 선거주자 선호도 답보 상태를 타파하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서울도, 부산도 몹시 힘겨운 선거가 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며 "저희가 조금의 방심도 해선 안 되는 선거"라고 말했다.

이어 여당이 재보선 공직후보자추천(공천)을 하기로 한 것에 대해 "깊은 고민이 있었고, 왜 그런 고민이 제 앞에 떨어졌을까 원망스러운 기간이었다"면서도 "수도와 제2도시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 집권 여당의 후보가 없고 시민이 선택의 제약을 받게 하는 게 책임있는 일일까, 비판받더라도 유권자의 선택권 보장이 더 나은 게 아닐까 해서 그런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후보 공천 방식에 대해선 "미리 정해놓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선거기획단이 여러 가지를 감안한 경선 방식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이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 질문에 "특정 세력의 눈치를 본다거나 그러지 않는다"며 "저도 유의하겠지만, 야단도 많이 맞고 있다"고 답했다.

친문 세력의 목소리가 당을 과도하게 대표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제 선친께서 지독히 열성적인 민주당 당원이어서 안다"면서도 "다만 그분들도 같은 당원에게 지나칠 정도의 상처를 주는 것은 자제하는게 좋다는 지혜를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팬덤(지지층)에 대해 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나친 열성 지지자를 중심으로 정치를 한 것이 폐해였다'고 말하면서 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약점은 '팬덤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하면 어떡하라는 얘기인지 늘 언론 보도를 보며 혼자 웃는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도 "(친문 등 강성 지지층이 자사유) 비판을 하건, 지지를 하건 양쪽 모두가 에너지(자원)가 되는 것"이라며 "저 자신도 때로는 억울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공격을 받은 적도 있다"고 소회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지지율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에 대해선 "제 지지율이 좋았을 때는 저만 혼자 (대선주자로) 뛰었을 때인데, 혼자 뛰어 1등을 한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하겠느냐"며 "국민께서 (대선주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으니 그에 따른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당대표 임기가 사실상 3월까지라 무언가 성과를 보여주기에는 짧은 기간이란 지적에는 "나날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 대표 임기가) 2년이라고 해서, 또 과정이 짧다고 해서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라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에 대해선 "스스로 진보적 실용주의라는 용어를 쓴다"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정책에 가장 근접하다고 스스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부 최대 약점으로 부상한 부동산 투기 과열에 대해서 "주거 문제로 고통을 겪으시는 국민 여러분께 정말로 미안하다"고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가슴이 아프고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며 "(정부가 주택 수요 공급에 대한) 예측을 제대로 했는지, 예측을 했다면 제대로 대응을 했는지 준비를 했는지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수요는 몹시 탄력적인데 공급이 비탄력적이라는 특징이 있고, 수요는 그때그때 생기는데 공급은 시간이 많이 걸리니 그런 것을 충분히 감안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전세와 월세) 계약갱신이 많이 늘어서 공급이 줄어들고, 그러다 보니 수요자가 더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전세대란 대책에 대해선 "금명간 국토교통부가 전세와 월세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문재인 정부가 23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집값을 잡지 못하고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재차 나오자 이 대표는 "가장 뼈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변화의 속도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가구분리가 일어나는 등 이에 대해 충분한 대비가 없었다는 게 정부와 서울시의 크나큰 패착이었다"고 답했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 총장에 대해선 "그 자리에 계시는 공직자로서 합당한 처신을 하는 게 맞다"며 "윤 총장은 정치적 중립 시비 등 논란을 불식시켜주는 것이 맞고, 그러한 생각이 없다면 본인이 (거취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하면 1호 수사대상은 윤 총장이라는 말이 도는 것에 대해선 "(그러한 말을 하고 다니는) 정치인들과 똑같이 말하고 다니라는 주문은 아닐거라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 갈등 격화로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선 "윤 총장이 공직자로서 합당한 처신을 하고 계시는가, 정치적 중립성이나 검찰권 남용에 시비를 받고 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안타까운일"이라며 "추 장관은 비교적 스타일 쪽에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선 이번 일은 검찰개혁 과정에서 빚어진 것이고, 그게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게 마치 추미애-윤석열 두 사람의 싸움인 것처럼 비치는 것은 몹시 아쉬운 일"이라고 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