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상실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법
[기고 칼럼] 상실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법
  • 신아일보
  • 승인 2020.11.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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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경실련에서는 최근 3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58% 상승했다고 발표했지만 중산층 이상 수요자들이 살고 싶어 하는 서울의 괜찮은 전용면적 59㎡ 아파트 가격은 2017년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서울아파트뿐만 아니라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들도 서울 못지않게 올랐고 최근에는 규제지역에서 빠진 김포 집값이 급등했다.

지방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규제가 풀린 부산과 행정수도 이전 호재를 잡은 세종 집값이 천정부지 오르고 있고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광역시 집값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와서 국토교통부에서 지방 집값 상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하는데 자칫 어설픈 추가 규제로 지방중소도시까지 풍선효과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집 사지 말라는 정부 말만 믿고 주택구입을 하지 않았거나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판 분들이 받는 상대적 박탈감과 자괴감은 생각 이상인데, 설상가상 이제는 전세까지 난리다.

소급적용을 받은 이들은 전세 만료 후 마주칠 현실이 두렵고, 지금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당사자들은 구하기 힘든 전셋집과 미래 상승분까지 더해 튀어 오른 전세가격에 절망하고 있다.

이미 오른 집값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전세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며 이마저도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전세대책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반증이고 기껏 나올 전세대책은 공공임대 확대, 공급일정 단축, 실수요자 주거지원 등 세금만 낭비될 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대책을 위한 대책이 될 수밖에 없어서 기대되지 않는다.

성급한 계약갱신청구권 시행과 소급적용으로 임대인과 임차인 간 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임대인, 임차인 모두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주택을 가진 이들은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늘어만 가는 보유세부담과 양도세 벽에 막혀 계속 가지고 가기도 팔기도 어려운 곤란한 상황에 빠져있다.

대통령이 투기와의 전쟁을 통해 원상회복한다고 공언했지만 집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더 이상 안 오르길 바라는 것이 목표가 된 듯하고, 최근 전세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해결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정도 되면 전 국민이 고난과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 탓을 하기 전에 상실의 시대에 사는 국민들에게 당장 효과가 나오지는 않더라도 정확한 원인 분석을 통해 중장기적인 정책계획과 비전을 제시해주면서 공감을 얻고,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자 문책으로 최소한의 위로는 해줘야 한다.

하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저금리, 전(前) 정권 탓만 하고 있으며 오히려 국토부 장관은 "우리 집은 디딤돌 대출이 된다"는 사실도 아닌 주장으로 국민들 마음에 상처만 주고 있다.

장관 집이 디딤돌 대출이 되면 문제가 없는 것인가? 실제 장관 집은 디딤돌 대출 대상도 아니라고 한다.

문제가 있으면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해결하면 되는데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원인 이외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니 답이 나올 리가 없다.

이제는 정부 대책에 아무런 기대가 되지 않는다. 어설픈 대책보다는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솔직한 마음은 부동산정책을 원상 회복해서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다.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이제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 한다.

정부 정책만 바라보고 정부 말만 믿을 것이 아니라 다주택자들은 절세를 통한 출구전략을, 무주택자들은 청약과 기존주택 매수 중 최선의 선택과 준비를 통한 내 집 마련 전략을, 1주택 자들은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갈아타기 전략을, 임대인과 임차인들은 대결보다는 그래도 상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합의점을 찾도록 하는 것이 상실의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인 것 같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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