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2조5000억 규모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은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하고, 한진칼은 2조5000억원 규모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국적항공사 출범을 통해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이 한 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16일 정부와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은은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골자로 하는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추진을 위해 한진칼과 총 8000억원 규모 투자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산은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자금을 지원하면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1조5000억원 및 영구채 3000억원을 인수하는 데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되는 동시에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글로벌 항공산업 경쟁 심화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구조가 재편되는 등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 없이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국내 국적항공사의 경영 정상화가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지난 20년간 국내외에서는 항공사 통폐합이 활발히 진행돼 미국, 중국, 일본 등 인구 1억명 이상의 국가 대부분은 '1 국가 1 국적항공사 체제'로 재편됐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두 항공사 통합으로 △노선 운영 합리화 △인천공항 항공기 이착륙 허용 능력 확대 △신규노선 개발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봤다.
산은 관계자는 "통합 시너지를 기반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 시 시장에서 대규모의 자금이 직접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항공산업 정상화를 위해 소요되는 정책자금 투입 규모를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 탄생할 통합 국적항공사는 글로벌 항공산업 내 탑 10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추고,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과 코로나19 종식 이후 세계 일류 항공사로 도약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한진칼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거래의 당사자로서 투자합의서 등 계약상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므로 앞으로 경영권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통합작업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