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일본·중국 올림픽, '방역 올림픽' 위해 협력하자"
문 대통령 "일본·중국 올림픽, '방역 올림픽' 위해 협력하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1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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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14일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
스가 총리에 "특히 반갑다" 이례적 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개최된 제15차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개최된 제15차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2021년 도쿄와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시아 릴레이(연속) 올림픽을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치러내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개최한 15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이같이 요청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이 됐던 것처럼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개최된다면 코로나19 극복과 평화에 대한 희망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예정했던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사태로 내년으로 미뤄졌다. 2022년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있다.

EAS에는 아세안 10개국을 비롯해 한국·일본·중국·미국·러시아·호주·인도·뉴질랜드 등 총 18개국이 참여 중이다.

이날 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리커창 중국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국제연합) 사무총장 등이 출석했다. 미국에선 대통령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리를 대신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방역·보건의료 분야의 다자 협력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남한과 북한, 중국, 일본, 몽골 등이 참여하는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했다고 소개하면서 "연대와 협력으로 서로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동북아 평화의 토대를 다지도록 (이에 대한) 지지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EAS가 다양한 과제에 대해 동아시아 국가 간 협력의 기틀을 마련해 왔음을 부각했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공조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한국이 적극 동참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한국은 백신과 치료제가 공평하게 보급되도록 노력해 이웃 국가가 함께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각국 정상은 이번 회의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한 협력과 연대, 회원국 간 경제 회복력 증진을 위해 노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또 해양 지속 가능성을 위한 협력과 평화·안보 증진 등의 과제도 논의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스가 일본 총리에게 각별한 인사를 건네 관심을 모았다. 최근 경색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물밑에서 조율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문 대통령이 관계 진전을 위한 의지를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는 서신과 전화통화를 가진 바 있지만, 화상 등을 통해 얼굴을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존경하는 의장님, 각국 정상 여러분, 특히 일본의 스가 총리님 반갑다"라고 인사했다. 다자 정상회의에서 의장국 정상 등을 부르며 예우하는 경우는 있지만, 특정 국가 정상을 거명하며 인사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번 문 대통령의 행동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재임 당시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로 경제보복 등 대치를 이어간 한일관계를 풀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 있다. 반면 한국 정부와의 불통을 우회적으로 비꼰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24일 스가 총리와의 첫 통화 당시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스가 총리 취임을 계기로 강제 징용 등 양국 현안 해결과 소통 노력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가속화해나가자"고 제안했고, 스가 총리는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 노력을 독려해나가겠다"고 대답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