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쉽지 않은 CJ푸드빌…활로찾기 고민
반등 쉽지 않은 CJ푸드빌…활로찾기 고민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1.11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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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차원 알짜배기 '뚜레쥬르' 매각 현실화로 외형성장 한계
계절밥상 3년간 50여곳 철수…'반쪽짜리' 외식사업 침체 지속
'희망퇴직' 구조조정 단행…정기인사 앞두고 변화 분위기 관측
CJ푸드빌 사옥 간판. (사진=박성은 기자)
CJ푸드빌 사옥 간판. (사진=박성은 기자)

CJ푸드빌은 반등할 수 있는 구실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알짜배기 ‘뚜레쥬르’의 매각 추진과 함께 계절밥상 등 외식 매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계속 문을 닫고, 인력 구조조정까지 진행되며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일각에선 조만간 단행될 CJ그룹 인사를 앞두고, 정성필 대표의 거취마저 불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의 경영사정은 악화일로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매출 절반을 웃도는 뚜레쥬르 매각 절차를 밟고, 남은 외식사업으로 활로를 찾으려고 하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며 녹록치 않은 형국이다.

뚜레쥬르는 국내 2위의 베이커리 브랜드로, 전국 1300여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4900억원이지만, 같은 해 CJ푸드빌 전체 매출의 55% 정도를 차지했다. 전국권 브랜드로서 CJ푸드빌에게 꾸준한 매출과 수익을 안겨준 알짜배기 사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뚜레쥬르는 CJ그룹 차원에서 수익성 개선과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재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CJ그룹은 앞서 지난 6일 예비입찰에서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 사모펀드(PEF) 3곳과 KFC·할리스커피를 보유한 KG그룹을 대상으로 뚜레쥬르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을 통해 본입찰을 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뚜레쥬르 몸값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컸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이렇지만, CJ그룹의 뚜레쥬르 매각 의지는 강하다. CJ그룹 관계자는 “본입찰 일정을 별도로 정하지 않고, 투자자들과 (매각을 위한) 개별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뚜레쥬르 매각은 공식화되면서 CJ푸드빌은 남은 외식사업만을 가지고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다만, 외식사업도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이 커 회복 시기를 가늠할 수 없다. 외식사업 핵심으로 꼽히는 빕스와 계절밥상 매장은 지속해서 줄고 있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계절밥상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CJ푸드빌이 운영하는 계절밥상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빕스는 2015년 92개에서 올 10월 기준 40개로 반 토막 이상 났고, 계절밥상은 2017년 54개까지 확장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5월 강남롯데점을 시작으로 지난달 말 잠실점까지 6개 매장이 잇따라 철수하면서 10월 현재 8개로 쪼그라들었다. 이달 19일에는 용산아이파크점까지 영업을 종료한다. 3년 새 50여개에 가까운 계절밥상 매장이 문 닫았다.  

외식부문은 CJ푸드빌 전체 매출의 40%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외식매장 철수는 매출 감소로 직결됐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투썸플레이스 등 베이커리·카페사업의 안정과 외식부문 성장으로 2017년에는 매출액 1조4000억원을 넘어서며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8903억원으로 불과 2년 새 40% 줄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29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가량 급감했다. 이 중 매출의 77%는 뚜레쥬르에서 나왔다. 

정성필 대표는 외식부문 매출 회복을 위해 지역상권 맞춤형 특화매장 운영과 프리미엄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 론칭, 레스토랑 간편식(RMR) 출시 등 수익원 다각화에 애쓰고 있다. 

앞서 8월에는 CJ제일제당에 비비고 상표권을 169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이달 말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생산하는 충북 진천공장까지 207억원에 양도를 완료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외형 성장에 한계가 온 상황에서 기대효과는 크지 않다. 

정 대표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뚜레쥬르의 매각 절차를 밟고, 계속해서 쪼그라드는 외식사업에 못 이겨 결국 본사 지원조직 직원들 중 5년차 이상 4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회망퇴직은 개인 의사를 존중해 진행했다”며 “외식사업은 온·오프라인의 O2O와 RMR 강화, 매장 운영방식의 유연화 등의 노력으로 내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CJ푸드빌의 경영난과 낮아진 위상, 그룹의 성과주의 인사 스타일을 고려할 때 곧 단행될 CJ그룹 임원인사에서 정 대표의 거취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가 매각되면 사실상 반쪽 몸집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2년5개월가량 경영을 맡은 정 대표가 실적부진 책임을 지고 다른 후임자가 외식사업으로 재편된 CJ푸드빌을 이끌 수 있다는 얘기마저 새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무통으로 알려진 정 대표 체제에서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뚜레쥬르 매각을 진행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등 몸집을 크게 줄였다”며 “외식부문 전략 수립에 능통한 인물로 새로운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