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론' 부정 안 한 정세균… 이낙연·이재명과 3파전 주목
'대망론' 부정 안 한 정세균… 이낙연·이재명과 3파전 주목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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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국무총리→대통령?… 정세균, 행보·발언 확장
박용진도 합세… 친문, 관망하며 김경수 대안 '셈법' 부심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차기 대통령 선거 양강구도 속 정세균 국무총리가 경쟁 대열에 합류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경수 경상남도지사의 대권 질주가 불투명해지면서 적자를 잃은 친문재인계 표심 향방도 달라질 전망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총리는 전날 출입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자 "지금 국민의 삶이 어느 때보다 힘들다"며 "그 일을 감당하는 게 우선이고, 다른 생각보단 현재 주어진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것과 국민·정계·언론과의 접촉을 늘린다는 점에서 제3의 후보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실제 취임 300일을 넘긴 정 총리는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을 초청해 만찬을 가졌고, 정부와 여야 간 협치를 당부하며 지도력을 부각했다.

최근에는 영남과 호남을 차례로 방문했고, 부산에선 김해 신공항과 관련해 "부산·울산·경남 8000만 시·도민의 간절한 여망이 외면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고, 포항에선 자신을 '포항의 사위'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3일 광주에서는 "국민이 이 땅에 태어나 인생을 마치는 마지막 날까지 삶이 넉넉하고 만족스러운 나라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하는 등 대권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뒤에는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개혁에 더 속도를 높이겠다"며 "법이 바로 서야 나라가 정의로워진다.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일종의 공약까지 내세웠다.

유엔(국제연합) 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 행사에선 "강한 국방을 바탕으로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체제를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모색하겠다"며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고, 평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길도 찾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상 외교·국제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이 주도한다.

김 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후 친문계는 차기 대권주자를 아직 관망 중이지만, 셈법은 복잡해졌다. 김 지사가 최종적으로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을 수도 있지만, 만일의 사태와 차선책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친문계가 주도하는 '민주주의 4.0 연구원'도 새로운 대선 후보를 찾기 위한 작업이라는 주장도 있다. 대책으로 정 총리를 밀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여권 대권 주자 입지가 지지부진하다는 것도 정 총리 대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 대표와 이 지사가 20%대 지지율을 얻고 있고, 특히 이 대표가 당권을 장악한 후 여당 안에선 크고 작은 사고가 벌어지고 있어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은 실정이다.

한편 이같은 상황에서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박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젊은 치기에 도전해보겠다는 정도로 고민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매우 진지하고 깊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특히 "민주당에 있어 조금은 다른 선택지를 만드는 노력을 저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인이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라며 "(다른 대권 주자도) 훌륭한 분들이긴 하지만, 어떤 시대를 만들어나갈 것이냐를 두고 서로 얘기하고 논쟁하는 사이에 더 많고 풍부한 선택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부각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