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후보 벌써부터 '중립성' 구설수… 검증 험로 예상
공수처장 후보 벌써부터 '중립성' 구설수… 검증 험로 예상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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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추천 석동현 "공수처 태어나선 안 될 괴물기관"
與 "野 추천 후보들, 처장 역할 할 수 있을지 우려"
권성동 "與 추천 전종민, 朴 탄핵 지원… 친민주당"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예비 후보에 대한 중립성 문제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역시 '여야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측 이헌·임정혁 변호사가 추천해 공수처장 예비후보에 오른 석동현 변호사는 10일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 기관"이라며 "법을 고쳐 폐지하기 전까진 현실적으로 존재하게 된 이상 어떻게든 공수처가 지탄 받는 기관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후보 추천을) 수락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검찰을 제대로 견제하는 공수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우려된다"고 야당 측 추천 후보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야당 추천 후보는 전부 특수부(특별수사부) 출신 검사인데, 검찰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겠느냐"며 "검사 출신이 공수처장이 되거나 공수처가 검찰의 이중대가 되면 안 된다"고 부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당 추천 후보도 이에 못지 않다. 전종민 변호사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소추위원 대리인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가 제2의 검찰인데, 기본적으로 수사 경험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전 변호사에 대해선 "친민주당 성향이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발탁한 공수처장 후보 명단을 보면 여야 추천위원 4명은 정치적으로 다소 치우친 경향을 보인다.

민주당 측 김종철 연세대학교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는 전날 전 변호사와 권동주 변호사를 추천했다. 이들은 판사 출신이고, 전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지원했다면 권 변호사도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기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반면 야당 측에선 서울동부지검장 출신 석 변호사와 함께 손기호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사무총장,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등 검찰 고위직을 지낸 4명을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들은 검찰의 대표적인 특수통 출신이다.

국민의힘 측은 "헌법 기본질서와 공수처법 입법 취지에 따라 정치적 중립과 직무상의 독립을 지키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게 할 검찰 고위직 출신으로 추천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오는 13일 후보 검증에 나서는 추천위는 기본적으로 상대 측 인선에 대해 자격을 문제 삼으면서 비토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야 외 기관장이 선택한 후보 역시 자질에 대해선 비관적 의견이 나온다.

앞서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부위원장, 한명관 변호사를 후보로 선정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유일한 여성 후보 전현정 변호사를 추천했고,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검사 출신 최운식 변호사를 내세웠다. 전체 11명 후보 중 판사 출신은 4명, 검사 출신은 7명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선 형사 재판 경험이나 수사 경력이 적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전현정 변호사 역시 추 장관이 추천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기류도 있다.

공수처장 후보는 7명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중 6명의 동의를 받아야 최종 후보에 오를 수 있다. 추천위가 후보 2명을 대통령에 추천하면, 대통령은 그 중 한 명을 지명하고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이후 대통령은 최종 후보를 초대 공수처장으로 임명한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