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安 '신당론' 두고 내홍 양상… 훈수꾼 난무하며 '혼란가중'
野, 安 '신당론' 두고 내홍 양상… 훈수꾼 난무하며 '혼란가중'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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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눈엣가시' 중진 일각서 '야권재편론' 부각
내부 갈등 분위기 '후보 주목도' 삼켜… 불안 조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내년 재·보궐선거에서의 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두고 여기저기서 훈수꾼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창당론'을 꺼내들면서 내부에선 갈등 조짐도 보인다.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경선준비위원회는 예비경선에서 여론조사를 100% 도입하고, 본경선은 당원 20%와 국민참여 80% 비율로 예비경선으로 후보를 발탁할 예정이다.

추가로 여성 가산점은 예비경선 때 적용하고, 본경선에선 제외한다. 현역 의원 출마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같은 내용은 오는 12일 최종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경쟁력 있는 인사가 얼마나 경선에 참여하느냐 여부다. '시민후보' 인선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지만, 국민의당 안 대표가 '야권재편론'을 꺼내들면서 셈법이 달라졌다.

안 대표의 신당 제안은 사실상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반열에 오르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다만 국민의당 의석이 3석에 불과하다는 점은 한계로 작용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어느 한 정치인이 밖에서 무슨 소릴 했다고 거기에 휩쓸릴 정당이 아니다"라며 "일부 의원이 안 대표에 동조하느냐, 안 하느냐 여부는 관심없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도 안 대표의 신당 창당 주장에 대해 "혼자하면 하는 것이지 그걸 어떻게 막겠느냐"고 선을 그었고, 최근 안 대표가 한 포럼에서 강연 중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구체적 얘긴 안 하고 막연한 얘기뿐"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안 대표 구상을 두고 내홍을 겪을 분위기다.

국민의힘 정책연구기관 '여의도연구원' 원장으로 활동 중인 지상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안 대표를 겨냥해 "정치 입문 9년 만에 5번 창당이냐"며 "'반문연대'로 주인이 되겠다는 생각만 하는데, 이제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시작해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또다시 당을 만들겠다고 하자 이 점을 부각한 것이다.

반면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새로운보수당은 몇 번을 창당했느냐"며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미래통합당, 4년 만에 네 번이라면 9년 만에 다섯 번은 그리 잦은 것 같지 않다"고 비꼬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김무성·유승민 의원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이후 장 의원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에 복당했고, 바른정당에 남았던 지 원장은 이후 바른미래당과 새로운보수당 창당을 주도했다가 지난 2월 미래통합당에 합류했다.

내전 양상을 보이자 후보군에 대한 기대치는 떨어지는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에 대한 주목도 역시 안 대표의 큰그림에 묻혔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서울시장 후보군에 오른 국민의힘 당내 인사는 나경원·이혜훈 전 통합당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현역 권영세·박진·윤희숙 의원, 김선동 전 사무총장 등이 있다. 부산시장 후보에는 이진복·유재중·이언주 전 통합당 의원, 현역 서병수 의원, 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박민식 전 새누리당 의원은 전날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당 안팎에선 자천타천 10여명 이상의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파급력이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상황에 맞물려 홍준표 무소속 의원까지 가담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혼란은 점입가경 나락에 섰다.

홍 의원은 "문재인 방식 좌파 경제정책은 전환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부동산 대란만 더 깊어지면서 정치·경제·사회·국방 정책 대혼란만 다가오고 있다"며 "국민은 대안세력으로 야당을 기대하고 있지만 한 쪽은 편 가르기와 쪼개기에 열중하고, 한 쪽은 벤처기업가 출신답게 또다시 창업을 운운하고 있다"고 김 위원장과 안 대표를 싸잡아 비난했다.

김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역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 대표의 신당 군불 지피기에 대해 "외부 세력과 단일대오를 위한 여러 고민을 해야 한다"며 "안 대표가 제안한 혁신 플랫폼(기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김 위원장 비토론을 부각한 것이기도 하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