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A농협, 추석 선물 지역농산물 외면...뒤늦게 불거져 논란
진도 A농협, 추석 선물 지역농산물 외면...뒤늦게 불거져 논란
  • 조규대 기자
  • 승인 2020.11.09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농민 위한 농협 아냐"비난...농협측“마땅한 것 없어 제주감귤 구매”해명

전남 진도군 한 지역농협이 지난 추석 명절 조합원들에게 제공한 5천5백여만원 상당의 선물을 놓고 지역 농산물을 외면한 처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9일 농협과 회원 등에 따르면 진도군 관내 A농협측은 지난 10월 초 추석 명절 전에 전체 조합원 약 2천360여명에게 2만4천원 상당(1박스당)의 제주산 감귤 한 박스씩을 선물해 뒤늦게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일부 조합원들이“썩은 감귤을 선물로 줄 수 있느냐”고 항의하는 상황이 발생 했다. 이에 농협측은 전체 조합원들에게 휴대폰 단체 문자를 전송해 품질에 문제가 있으면 교환하도록 안내 했고, 일부는 실제 교환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은“조합측이 선물 구매비용으로 지출한 지도사업비 항목은 조합원의 교육과 영농 자재 지원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음에도 조합측이 이를 무시하고 지도사업비로 선물을 구매했다”고 주장 했다.

조합원 B모씨는“선물을 하더라도 최근 코로나19로 판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진도 지역 특삼품을 구매해야 하는 게 도리에 맞는 것 아니냐”며“조합에서 선물 받은 감귤 구매 박스에는 생산자와 업체명이 기록돼 있지 않아 출처를 알 수가 없었다”고 지적 했다.

이어서 “제주 감귤을 왜, 누구에게 구매했는지 조합측에 문의하니‘광주 공판장 중매인에게 물어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본지를 만난 A농협 C모 조합장은 이에 대해서 “농업이 주업무인 농협은 농산물을 살 수 밖에 없고, 명절 시기에 맞춰 출하할 수 있는 진도 농산물이 없어 제주 감귤을 구매했다"면서 "진도 지역에서 단가와 물량을 맞출 수 있는 곳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직원들이 상의해서 선물로 지정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과일은 생물이기 때문에 구입 과정에서 일부 썩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A농협 관계자는“현 조합장이 부임하기 전에는 업무추진비로 선물을 구매 했었다”면서도 “조합장 재량에 따라 지도사업비 항목을 변경해 선물을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도군 지산면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있는 한 농가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앞서 추석 명절 시기에 진도 포도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출하 했다”며“농협이 지역 농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농민이 농협을 위한 꼴이 됐다”고 비판 했다.

그러면서 “만약 진도포도를 구입했다면, 단가와 물량을 충분히 조정할 수는 있는 상황이었다”며“농협측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도지역의 다른 농협에 근무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A농협이 조합원들의 교육 목적으로 사용해야할 지도사업비 항목을 변경해 선물을 구매한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gdj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