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불안감 노린 마케팅 지양해야
[기자수첩] 코로나19 불안감 노린 마케팅 지양해야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11.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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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20일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도 어느새 10개월이 다 돼 간다.

사태 초반만 해도 홍역처럼 잠시 유행하다 빠른 시일 내 진정될 줄만 알았는데, 이제는 그런 기대조차 사라졌다. 대신 ‘내가 확진자가 될 수 있다’는 고도의 긴장·불안과 함께 어떻게 하면 코로나19로부터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만 많아진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한 일부 업체들의 도 넘는 마케팅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3~5월에는 마스크를 사은품으로 준다며 제품을 광고한 업체들이 수두룩했다. 실제 일부업체는 특정 상품 패키지에 보건용 마스크를 붙여 판매해 도마에 올랐다. 이러한 마케팅은 마스크 5부제 시행과 생산·공급 확대에 따른 수급 안정화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업체들의 상술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제약바이오업계에서의 코로나19 마케팅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제약바이오업계에서의 코로나19 마케팅은 기존 소비재 관련 업계처럼 상품을 판매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주가부양을 위한 수단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A제약바이오업체는 4월경 자사의 치료제를 약물 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을지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약 한 달 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승인계획(IND)을 승인받았다. A사는 이후 코로나19 테마주로 지속 언급되며 주식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 결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인 1월17일에 7000원을 밑돌던 A사의 주가는 이후 급등하더니 9월18일 20만원에 육박할 만큼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9일 오전 기준 7조원대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서 KT·CJ제일제당·LG디스플레이 등보다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제약바이오업체로 압축해도 연매출이 7~8배 많은 업체들을 제쳤다.

비단 A사만의 얘기가 아니다. A사는 대표적인 사례일 뿐, 제약바이오업계에선 A사처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등한 업체가 꽤 많다.

문제는 이러한 업체들이 연구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다.

치료제를 하나 개발하기 위해선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만큼 인내를 갖고 꾸준히 연구에 임해야 한다. 무엇보다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확실한 연구결과가 나왔을 때 관련 내용을 발표해야 한다.

‘국민건강을 지킨다’는 제약바이오업체의 본분을 잊어선 안 된다. 섣부른 행동이 해당 업체는 물론 제약바이오산업 전체의 신뢰를 깎아먹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주가부양 욕심에 헛된 희망을 심어주기보다 제대로 된 연구결과로 얘기해주길 바란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