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vs 윤석열 공방 라임서 특활비로… 정치권 혼란 가중
추미애 vs 윤석열 공방 라임서 특활비로… 정치권 혼란 가중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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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특활비 논란 현장 검증 실시… 대검서 법무부까지 확대
윤석열, 차장 검사 대상 강연 진행… 추미애 비판 나올까 주목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라임 금융사기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강탈에서 특수활동비 사용 논란으로 옮겨갔다.

9일 여야가 특활비 논란에 대한 현장 검증에 나서는 한편 같은 날 윤 총장은 신임 차장검사 대상 강연에 나선다. 윤 총장이 어떤 전언을 남길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대검찰청을 찾아 법무부와 대검의 특활비 집행 내역을 현장 검증한다. 직후에는 감사원 내역도 살필 예정이다.

특활비 논란은 지난 5일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불거졌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을 겨냥해 "특활비를 주머닛돈처럼 사용한다"고 지적했고, 이어 6일에는 대검 감찰부에 대검과 각급 검찰청의 특활비 지급·배정 내역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의힘은 법무부 특활비도 검증해야 한다고 맞섰고, 여야는 결국 양쪽 모두를 살펴보기로 했다. 다만 특활비는 영수증을 제출하거나 사용 내용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이번 현장 검증에서 세부 집행 내역까지 확인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와 맞물려 대전지방검찰청은 지난 5∼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을 압수수색하며 '월성 원자력 발전소 1호기'의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격해 정부를 흔들려는 야당의 전략에 윤 총장과 검찰이 호응한 것이라고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추 장관은 지난달 끝난 국정감사와 정부 예산안 심의를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 등에서 윤 총장에 대한 힐난을 쏟았다.

윤 총장의 경우 같은 날 오후 충청북도 진천에 위치한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신임 차장검사를 상대로 강연할 예정이다. 법무연수원에서 검사를 대상으로 강연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신임 차장검사 대상 교육이라는 형식과 다르게 윤 총장이 강연을 매개로 추 장관을 비판하거나, 현안에 관한 생각을 입장을 피력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나온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3일 초임 부장검사 대상 강연에서 "검찰 개혁의 목표는 형사법 집행 과정에서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살아있는 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 집행기관으로서의 검찰 기본원칙을 강조한 것이지만,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여권의 사퇴 압박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항전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읽히기도 했다.

앞서 대검 국감에선 추 장관을 비난하고, 수위 높은 발언을 쏟는가 하면 정계 진출을 시사했다고 볼 만한 발언도 내놓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윤 총장이 차장검사 대상 강연에서 또다시 작심 발언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편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에 대해선 '추 장관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1월 1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에서 '추 장관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은 36%다. '윤 총장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은 24%를 기록했고, 모름·무응답은 6%다.

'추 장관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은 60대(57%)와 70세 이상(66%), 보수 성향(63%), 국민의힘 지지층(84%), 무당층(37%)에서 평균보다 높았다.

'윤 총장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은 40대(32%), 50대(39%), 진보 성향(47%), 더불어민주당 지지층(48%)에서 평균보다 높았다. '둘 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18~29세(51%), 30대(53%), 중도 성향(37%), 민주당 지지층(38%), 무당층(44%)에서 높았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응답률 23.5%, 자세한 내용 NBS·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bigstar@shinailbo.co.kr